달라이 라마 “中공산당 지도부, 명예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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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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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주의 공로메달’ 수여
“68년전 루스벨트 편지 복사본
오바마와 면담때 선물로 받아”

미국을 방문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사진)는 19일(현지 시간)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영예롭게 물러나야 하며 민주주의가 그 자리를 대신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민주주의 발전에 헌신한 공로로 이날 미국민주주의재단(NED) 주관 아래 워싱턴의 의사당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상은 미 의회가 후원하는 것이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나쁜 짓을 많이 했지만 동시에 강한 중국을 만드는 데도 공헌을 많이 했다”고 평가한 뒤 “(현재) 중국 공산당은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진정한 사회주의보다는 권위주의적 자본주의(authoritarian capitalism)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꼬집었다. 달라이 라마는 “강한 사회안전망을 지지하는 나는 마르크스주의자”라며 “때때로 나의 뇌는 중국 지도자들보다 더 빨갛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제는 중국 공산당이 영예롭게 퇴진해야 할 때가 됐다”며 “내 말을 듣는 중국 지도자들이 엄청 많이 화를 낼 것”이라고 웃었다. 달라이 라마는 특히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동등한 권리보다는 돈을 더 중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전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면담을 두고 미중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중국이 강력히 비판한 뒤에 나온 것으로 중국 측의 반발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달라이 라마는 또 1942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에게서 받은 편지의 복사본을 전날 오바마 대통령한테서 건네받았다고 밝혔다. 달라이 라마는 “7세 때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로서의 삶을 준비할 무렵 루스벨트 대통령에게서 금 손목시계와 편지를 받았으나 편지는 그 후에 잃어버렸다”며 “당시 나의 관심사는 선물 받은 시계였지 편지가 아니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사실 편지가 어디로 갔는지 몰랐지만 그 편지 복사본을 68년이 지나 오바마 대통령한테서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을 면담함으로써 최근 20년간 재임했거나 현재 재직 중인 미국 대통령을 모두 만났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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