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두 달 연속 줄여 미 국채 보유 1위 자리를 15개월 만에 다시 일본에 내줬다. 미 재무부가 16일 발표한 월간 국제투자유동성(TIC)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미 국채보유액은 지난해 12월 342억 달러 줄어 7554억 달러로 감소했다. 11월에도 93억 달러 줄었다. 반면 일본은 지난해 12월 115억 달러를 늘려 7688억 달러로 늘어났다.
중국은 2008년 9월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미 국채 보유 규모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5월 8015억 달러로 최고를 기록했다.
홍콩 원후이(文匯)보는 10일 “중국의 외환보유액 중-미 국채의 비율도 2008년 말 37%에서 지난해 12월에는 32%로 낮아지는 등 중국의 달러 자산 보유가 점차 줄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외국이 보유한 미 국채 감소 규모는 530억 달러로 지난해 4월 445억 달러를 제치고 월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중국이 미 국채 보유를 줄이는 것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면담, 미국의 위안화 가치 절상 요구 및 통상 마찰 등 최근 미중 간 갈등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5일 이뤄진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왕치산(王岐山) 중국 경제부총리 간의 통화 내용을 8일 보도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3월 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오바마 대통령이 4월에 의회에 제출하는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 조작국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왕 부총리는 “미국이 그 같은 조치를 취하면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 수출품에 대해 보복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지난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이 재정 건전화 등으로 달러화 자산의 가치를 보존하라고 미국에 촉구한 적은 있지만 고위 당국자가 미 국채 보유를 줄이겠다고 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편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12월 2조3991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자산 분산관리 차원에서 달러 자산인 미 국채 보유 규모를 축소하려는 경제적인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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