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 기간에 촬영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랜드바겐(북핵 일괄 타결) 제안과 관련해 “북한 내부 사정도 있기 때문에 곧바로 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랜드바겐에 대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이 같은 발언 내용을 방송이 나가기 전 기자들에게 1차로 제공했다.
그러나 CNN은 지난달 30일 이 대통령의 발언을 재구성해 보도하면서 “그랜드바겐에 대해 협의할 수 있다”는 대목을 뺐다. CNN은 또 “결국 북한은 마지막으로 핵을 포기할 것인지 아닌지를 답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원래의 이 대통령 발언을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인 결정을 내릴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의역해 보도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1차 보도자료를 인터넷상에서 삭제하고 CNN의 방송내용만 번역한 2차 자료로 대체했다. 실제 이 대통령이 발언했던 내용 가운데 ‘그랜드바겐 협의’ 등 일부 대목이 2차 보도자료에서는 빠지거나 일부 수정된 것이다.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당초 처음에 잠깐 내보냈던 자료는 그야말로 당시 회견에서 주고받았던 얘기를 서비스 차원에서 그대로 먼저 제공한 것이다. 그러나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할 때는 그 언론이 다룬 범위 안에서 그 워딩에 기초해서 하는 게 원칙”이라며 “왜곡하거나 축소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대통령이 해외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면서 실제 발언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는 해당 언론사의 보도 내용만 다시 번역해 발표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