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교통지옥’ 印 뭄바이, 하늘에 ‘보행자 천국’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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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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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m상공에 보행도로 4km 건설

인도 뭄바이 도심 곳곳을 연결하는 보행자 전용도로 ‘스카이워크’. 사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인도 뭄바이 도심 곳곳을 연결하는 보행자 전용도로 ‘스카이워크’. 사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인도의 경제중심지인 뭄바이에 거대한 ‘노란색 쐐기벌레’가 등장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 전했다. 오토릭샤(오토바이를 개조한 3륜 자동차)와 오토바이, 노점상으로 혼잡한 도로를 피해 보행자들이 6m 상공으로 여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는 하늘길(스카이워크)을 만든 것이다.

인구 1800만 명의 대도시인 뭄바이의 도로에는 보도가 따로 없다. 뭄바이 반드라역에서 내려 씨티그룹 인도 본사와 국립증권거래소가 있는 사무실 밀집구역으로 가려면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실제 배경이었던 빈민촌을 관통해야 한다. 길 양편은 수많은 노점상과 오토릭샤, 쓰레기를 뒤지는 염소가 점령해 있어 뚫고 나가기 힘들다. 심지어 보행자들은 뭄바이의 가장 복잡한 고속도로 위로 올라가 꽉 막힌 차량 사이를 걸어 다니는 모험을 감행하기도 한다.

도로를 확장하기도, 불법 노점상을 내쫓기도 불가능한 현실에서 뭄바이 시는 공중에 보행도로를 설치하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총 3억 달러를 들여 기차역부터 상업지구, 주택가 등 4km 구간을 연결하는 50여 개의 스카이워크를 건설했다. 인근 주택가 주민들은 사생활 침해를 호소하기도 하고 노점상들은 장사가 안 된다고 불평하지만 점점 악화되는 뭄바이의 도로 사정상 스카이워크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원인 슈브항지 암바르데카 씨(47·여)는 스카이워크가 생기기 전에는 군중을 피하기 위해 매일 아침 20분씩 기다려 오토릭샤를 타고 출근하곤 했다. 그는 “스카이워크는 여유롭고 안전하며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어 좋다”며 “퇴근 후에도 스카이워크에서 친구와 함께 저녁 산책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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