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극우단체, 총련계 학교앞 또 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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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학교 부수겠다” 협박

일본 교토(京都)에 있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계 조선학교에 대한 일본 극우단체의 협박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조선학교는 친북 성향인 총련이 운영하지만 일본 내 우리말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 부족해 한국 국적의 재일동포 자녀들도 상당수 다니고 있다.

17일 ‘조선학교를 지지하는 모임 교토(京都) 시가(滋賀)’(지지모임)에 따르면 극우 시민단체인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 회원 50여 명이 14일 오후 2시경 교토 조선제1초급학교(초등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들고 학교 주변을 돌며 확성기로 “조센진(조선인·한국인을 비하하는 말)은 돌아가라” “조센진은 밤길을 조심하라” “조선학교를 부숴버리자”며 난동을 부렸다.

이날 극우단체 회원들은 경찰 제지로 학교 안으로 진입하지 못했지만 불상사를 우려한 학교 측이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대피시켜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 단체는 지난달 4일 인근 공원에서 열린 조선학교 행사에 나타나 단상을 점거한 채 학생들에게 “스파이의 어린이들 김치 냄새가 난다”며 심한 욕설을 퍼붓고 행사를 방해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일본의 양심 있는 시민들로부터 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한 위로 편지와 격려의 선물이 쇄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극우단체는 앞으로도 학교 앞 시위를 계속 벌이겠다고 밝히고 있어 수업 파행은 당분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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