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영상으로 일약 스타된 자전거 수리공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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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왜 나를 몰라주나."

더는 이런 푸념에 주위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없는 시대인지 모른다. 영국 스코틀랜드 시골 출신의 자전거 수리공 대니 맥어스킬(25)의 성공 스토리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맥어스킬의 일상은 평범했다. 인구 1만 명 남짓한 스코틀랜드 북서쪽 스카이섬 출신인 그는 3년 전 대도시인 에딘버러로 이사해 자전거 수리공으로 일했다. 그의 특기이자 취미는 자전거로 묘기 부리기. 묘기는 주로 출·퇴근길에서 시도됐고 주 관객도 행인들이었다.

하지만 4월 그의 룸메이트이자 친구인 데이브 소워리 씨가 그의 자전거 묘기를 촬영 편집해 유튜브(동영상 공유사이트)에 올린 5분37초짜리 동영상이 그의 삶을 180도 바꿨다.

한 달도 안 돼 동영상 시청 건수 500만. 12월 기준 누적 시청자가 1300만 명이 넘었다.

온라인에서 '자전거 달인'으로 추앙받자 영국, 미국의 언론은 출연 섭외, 기업들은 광고 섭외에 열을 올렸다.

동영상 속 그의 자전거 묘기 실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4세 때부터 자전거를 탔고 걷는 것보다 자전거 타기가 더 편하다는 그는 자전거 타이어 폭의 3분의 1도 안되는 좁은 철재 울타리 위에서 자전거로 달리고 3미터도 넘는 높이에서 자전거를 탄채 뛰어 마치 고양이처럼 사뿐하게 착지한다. 자전거로 나무를 타고 올라 공중재비 한다. 앞바퀴를 들고 징검다리를 건너듯 깡충깡충 이동도 할 수 있다. 도로 사이클의 전설인 미국의 랜스 암스트롱이 "꼭 봐야 할 동영상"이라고 감탄할 정도다.

갑작스러운 인기와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에 "자전거 묘기를 이용해 유명인이 되고 돈을 벌기는 싫다"며 거절했던 그도 결국 산악자전거 프로선수 출신인 타렉 라솔리 씨를 매니저로 선임해 자전거 묘기 전문가로의 새 삶을 시작했다. 올해 남아공, 호주, 독일, 캐나다, 미국 등 세계 순회공연을 하고 할리우드 영화 출연도 예정돼 있다. 매니저에 따르면 올해 그가 벌어들일 예상 수익은 최소 수백억 원.

맥어스킬은 요즘 자전거 안전 교육에도 열심이다. 특히 어린이들이 자칫 준비나 연습 없이 자신의 기술을 따라하다 다칠 것을 우려해서다. 그 자신도 지금 수준의 묘기를 할 수 있기 까지 숱한 연습 과정을 거쳤고 동네 병원을 단골로 드나들 만큼 부상도 많았다.

그가 연습보다 더 강조하는 것은 긍정적인 사고방식. "부정적인 생각은 결국 나쁜 결과로 이어진다. 30cm 높이에서든 300m 높이에서든 나는 결코 떨어져 다칠 것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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