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객기 테러 위기일발… 하얗게 질린 성탄절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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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조직원, 폭발물 터뜨리려다 승객에 제압당해

크리스마스인 25일(현지 시간)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승객이 미국 여객기 안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해 성탄 연휴를 즐기던 미국인들은 경악했다. 또 용의자가 테러 요주의 인물 데이터베이스(DB)에 올라 있는데도 고성능 폭발물질을 숨기고 공항 검색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나 보안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승객 278명과 승무원 11명이 탑승한 미국 노스웨스트항공 소속 에어버스330 여객기가 25일 낮 12시경 미 디트로이트 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나이지리아 국적의 테러용의자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23·사진)가 기내에서 폭발물을 터뜨리려다 승무원과 승객의 제지로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용의자는 2∼3도 화상을 입었고, 승객 2명이 경미하게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수사당국은 26일 비행기를 폭파하려 한 혐의로 용의자를 기소했다.

용의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을 출발해 디트로이트 공항 착륙 직전 속옷에 숨겨 놓은 폭발물을 터뜨리려다 실패했다. 용의자는 KLM항공편으로 나이지리아 라고스 공항을 떠나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뒤 노스웨스트항공편으로 갈아탄 것으로 확인됐다. 미 언론은 용의자가 갖고 있던 폭발물에서 군용 고폭발 물질의 하나인 펜타에리트리톨(PETN) 80g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미 언론은 용의자가 알카에다의 거점인 예멘에서 폭발물의 사용 시기와 기폭 방법 등에 관한 지침과 함께 폭발물을 입수했다고 전했다. 미 하원의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인 제인 하먼 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용의자는 예멘의 알카에다 세력과 연관돼 있다고 정보 당국자가 보고했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번 테러 시도가 일단 단독범행으로 보고 있지만 광범위한 테러 계획의 하나인지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소식은 하와이에서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즉각 보고됐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항공기 보안검색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사건 직후 미국은 물론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도 공항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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