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건보 지원 등 1조1000억 달러 전격 승인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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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개혁 탄력받을듯

미국 상원은 일요일인 13일(현지 시간) 경기부양과 건강보험 지원을 확충하기 위한 1조1000억 달러 규모의 내년 회계연도(2009년 10월∼2010년 9월) 예산 지출법안 6개를 한꺼번에 전격 통과시켰다. 내년도 예산 지출 12개 법안 가운데 방위예산을 제외한 5개는 이미 9월 말에 통과됐다.

13일 찬성 60표, 반대 34표로 통과된 지출법안 가운데 4470억 달러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재량껏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해 놨다. 이 때문에 공화당은 근거가 불투명한 선심성 예산으로 재정적자를 부추긴다며 법안 통과에 강력히 반발해 왔다.

나머지 6500억 달러는 고령층과 저소득층의 건강보험 혜택을 늘리는 데 쓰일 예정이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예산은 고령층과 저소득층의 건강보험 혜택을 현행보다 10%가량 늘리는 데 투입된다.

이번 법안 통과로 미 연방수사국(FBI)에는 전년보다 예산이 6억8000만 달러 늘어난 79억 달러가 배정됐으며, 퇴역군인 건강관리 비용은 451억 달러로 전년보다 41억 달러 늘었다.

1000쪽이 넘는 이 법안은 6개 법안이 한 패키지로 구성돼 있으며 교육부와 노동부 국무부 보건인적자원부 교통부 법무부 등 각 부처에서 재량권 내에서 쓸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앞서 토요일인 12일에는 공화당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막기 위한 표결이 실시돼 찬성 60표, 반대 34표로 통과됐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는 60표를 채우기 위해 92세의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과 유대교회에 참석하고 있던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코네티컷)을 기다리느라 15분 만에 마쳐야 할 표결을 1시간 5분이나 끄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공화당은 이날 표결 뒤 “이 법안에 갖가지 명목의 지역사업이 5000개나 들어있다”며 “정부 지출을 의회가 통제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통과된 법안은 미국 경제가 회복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의회는 12개 지출예산 법안 가운데 마지막 법안인 6260억 달러 규모의 내년도 방위예산을 이번 주부터 심의한다. 이 법안은 현행 12조1000억 달러의 국가부채 상한선을 14조 달러로 늘리는 내용과 함께 논의된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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