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고급 백화점에서 판매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았던 북한산 청바지 ‘노코(Noko)’가 5일 판매 개시 직전 매장에서 퇴출당했다.
노코 청바지는 이날부터 푸브(PUB)백화점의 부티크 매장인 ‘A플레이스’에서 판매될 예정이었으나 영업 시작 30분 전에 백화점 대표가 전화를 걸어 철수를 지시했다. 이날 오전 최소 15명 이상의 고객들이 매장을 찾았다가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푸브백화점의 레네 스테판센 이사는 “이것은 청바지 문제가 아니라 정치 문제”라며 “우리는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에 휩쓸리길 원치 않는다”고 AP통신에 밝혔다. ‘노코’의 공동창업자인 야코브 올손 씨는 “푸브가 북한의 노동 환경을 문제 삼아 노코 청바지 매장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노코는 스웨덴의 20대 젊은 사업가 3명이 서구와의 교역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의 상황을 바꾸자는 뜻에서 2007년 중반 창업했다. 브랜드명인 ‘노코진(Noko Jeans)’은 ‘북한에서 온 청바지(Jeans from North Korea)’란 뜻이라고 홈페이지에 설명이 돼 있다. 북한에서 푸른색 청바지는 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기기 때문에 노코는 검은색으로만 만들었다. 뉴욕타임스는 “노코의 가격은 1500크로나(약 25만 원)로 북한 노동자의 평균월급 2년 치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올손 씨는 “푸브백화점이 생산지의 노동환경을 문제 삼은 것은 환영한다”며 “앞으로는 ‘중국산’이라고 적힌 제품도 모두 수거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사업차 북한을 2차례 방문했는데 평양 일대 공장들의 작업환경이 생각보다 깔끔하고 넓어 놀랐으며, 오히려 예전에 방문했던 중국 공장들보다 훨씬 나았다고 밝혔다. 노코의 경영진은 지난해에 북한에 열흘간 머무르며 유럽 수준의 노동환경 기준에 맞춰 생산체체를 점검했다고 덧붙였다.
A플레이스의 소유주 칼레 톨마르 씨는 “정치적 논란을 이유로 매장을 철수한 백화점 측의 결정은 비겁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웹사이트에서 노코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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