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사실상 첫 ‘출구전략’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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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그룹 ‘재정적자 감축’ 합의… 英-체코도 동참할 듯

유럽 주요 국가들이 1일 재정적자를 대폭 줄여 나가기로 합의했다. 유럽 차원에서 사실상 첫 ‘출구전략’ 조치가 마련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유로존) 재무장관들의 회의인 ‘유로그룹’은 EU 집행위원회가 정한 재정적자 감축 시한을 수용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EU 집행위는 지난달 11일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하로 유지하도록 한 EU의 규정보다 재정적자 비율이 높은 13개 국가에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재정적자 비율을 줄여 규정을 충족하도록 제시했다. 국가별 시한은 이탈리아와 벨기에는 2012년,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포르투갈은 2013년, 아일랜드는 2014년, 영국은 2014∼2015년이다. 이 중 유로존 소속인 11개 국가는 1일 감축 시한에 맞춰 재정적자 비율을 낮추기로 했고, 유로존 국가가 아닌 영국과 체코도 조만간 EU 집행위가 제시한 시한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2013년까지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고 주장해 감축 합의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프랑스는 “경제 여건이 허락하는 한 2013년을 목표로 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당초 EU 집행위는 프랑스에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매년 1.25%포인트씩 낮추도록 제시했다가 ‘1%포인트 이상’으로 완화해 줬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U 순회 의장국 스웨덴은 1일 성명에서 “이번 결정이 역내 재정정책 출구전략의 첫 조치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경제침체기에 은행들을 구제하고 실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투입하는 바람에 늘어난 국가채무를 줄여 나가기로 한 중요한 첫 조치”라고 평가했다.

한편 EU 27개국 재무장관은 2일 회의를 열고 각 회원국의 중앙은행 총재 및 금융감독기구 대표가 참여하는 ‘유럽 금융체계 위기관리위원회(ESRB)’의 신설을 핵심으로 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에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ESRB는 금융 부문의 안정이 위태로워질 때 각국에 사전경보를 발령함으로써 금융위기 재발을 막는 기능을 하게 된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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