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텐마기지이전 결론…오바마 방일 이후로 연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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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 외상 방미도 무산
미-일관계 갈수록 꼬여

일본 정부는 미일 관계의 최대 현안인 오키나와(沖繩) 현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 이전 문제에 대한 결론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방일 이후로 미루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12일 일본을 방문해 다음 날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오바마 대통령은 후텐마 문제에 대한 확답을 듣지 못하게 됐다.

일본 정부는 후텐마 비행장을 오키나와 현 나고(名護) 시에 있는 주일미군 슈와브 기지로 옮기기로 한 미일 정부의 기존 합의가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검증하고 있기 때문에 최종 결론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기존 합의를 이행하라고 촉구하면서 오바마 대통령 방일 때까지 명확한 답을 달라고 요청한 바 있어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일본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후텐마 비행장을 오키나와 현 밖이나 외국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에 자민당 정권이 미국 정부와 약속한 이전 계획을 이행하는 데 부정적이다. 이는 최근 미일 관계가 삐걱거리는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후텐마 비행장을 계획대로 이전하는 것을 전제로 아시아태평양 주둔 미군의 재편 계획을 짜고 있기 때문에 약속 이행을 머뭇거리는 일본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일본 측은 후텐마 비행장에 대한 결론을 유보하는 대신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위한 지원 방안과 북핵문제, 핵 군축 및 비확산, 기후변화 대책 등을 주된 의제로 삼으려 하고 있다.

또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은 후텐마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일 관계를 조율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 방일 전에 미국을 방문하려 했으나 이마저 무산됐다. 현재 열리고 있는 예산국회가 더 중요하니 미국에 가지 말고 국회에 출석하라는 총리실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선 가뜩이나 시큰둥해 있는 미국을 이렇게 대해선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이 먼저 외상회담을 제안했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이에 화답해 공식 일정까지 잡았으나 일본이 이를 취소함으로써 미국을 더욱 화나게 했다는 것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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