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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2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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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선(27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 주 전까지만 해도 확실한 것으로 보였던 기민당(CDU)과 자민당(FDP)의 중도우파 연정이 사민당(SPD)의 막판 추격에 흔들리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24일 발표된 최종 여론조사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기민당과 친기업적인 자민당의 연정은 좌파에 간신히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등 독일 언론들은 이 여론조사가 15∼21일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것이어서 사민당이 22일 이후 총선까지 계속 지지율을 높인다면 중도우파 연정은 저지되고 기민당과 사민당의 좌우 대연정이 그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시사주간지 슈테른의 의뢰를 받아 포르자 연구소가 실시한 이 여론조사에서 기민당의 지지율은 일주일 전의 37%에서 35%로 떨어진 반면 사민당의 지지율은 24%에서 26%로 올랐다. 자민당은 13%, 녹색당과 좌파당은 각각 11%, 10%로 나타났다.
기민당과 자민당의 지지율 합계는 48%로 사민당, 녹색당, 좌파당이 합쳤을 때의 47%보다 겨우 1%포인트 앞섰다. 이 지지율이 선거에 그대로 반영될 경우 중도우파 연정이 탄생한다. 그러나 사민당은 13일 메르켈 총리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사민당 총리 후보의 TV 토론 이후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어 남은 기간 지지율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 선거가 박빙의 승부로 예상되면서 독일의 특수한 ‘초과의석’ 제도가 과반 정당을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독일은 총선에서 598석의 하원의원을 뽑는데 유권자는 투표용지의 왼쪽 난에서 지역구 의원(제1투표)을, 오른쪽 난에서 지지정당(제2투표)을 선택한다. 의석 배분은 먼저 제2투표의 득표율에 따라 5% 이상을 얻은 정당만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이후 주별로 각 정당에 배분된 의석 범위 내에서 제1투표에 의해 당선된 지역구 의원이 우선적으로 의석을 갖게 되며 나머지 의석은 명부에 올라있는 비례대표 후보에게 분배된다.
이때 할당된 의석보다 정당이 확보한 지역구 의석이 더 많을 경우 제1투표 당선자는 반드시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정원을 넘는 ‘초과의석’이 발생한다.
포르자 연구소의 만프레트 귈르너 소장은 슈테른과의 인터뷰에서 “중도우파 연정은 ‘초과의석’ 제도의 혜택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초과의석이 2등급 의석은 아니다”면서 초과의석을 활용해 연정을 구성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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