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2세 불출마는 차베스 때문?

  • 입력 2009년 9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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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단체 이끌며 수천억원대 석유 지원 받아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의 타계로 공석이 된 미국 매사추세츠 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가 유력시됐던 그의 조카 조지프 P 케네디 2세(57·사진)가 7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불출마 배경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케네디 2세의 관계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장남이자 6선 연방 하원의원 출신인 케네디 2세는 1979년 매사추세츠 주 저소득층에 무료로 난방용 석유를 공급하는 비영리 자선단체인 ‘시티즌스에너지’를 만들었다. 케네디 2세의 정치적 발판이기도 했던 이 단체는 지금은 미국 23개 주 20만 가구에 무상으로 석유를 공급하는 큰 조직으로 컸다. 흥미로운 점은 이 단체에 석유를 무상으로 대주는 주요 공급원이 바로 차베스 대통령의 베네수엘라라는 점이다.

남미의 ‘반미(反美)’ 바람을 이끄는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시트고 페트롤리엄’을 통해 2005년부터 시티즌스에너지에 석유를 무상으로 주도록 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시트고 사가 제공한 석유는 8300만 배럴에 달한다. 미 일간지 보스턴글로브는 케네디 2세가 불출마를 선언하기 하루 앞서 이런 내용의 기사를 게재하면서 “(그와 차베스의 관계가) 그의 출마 및 선거운동에 가장 큰 장애가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진보적인 매사추세츠 주에서 케네디 2세의 ‘차베스 커넥션’에 영향 받을 유권자는 많지 않겠지만 공화당 측이나 당내 보수파가 보기에는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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