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토야마 -오자와 투톱 권력충돌 없을까

  • 입력 2009년 9월 5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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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일본의 민주당 정권을 이끌어 나가게 될 ‘투톱’인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왼쪽)와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 내각은 하토야마 대표가, 당은 오자와 간사장이 맡는 것으로 역할을 나눌 것으로 보이지만 ‘이중 권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쿄=EPA 연합뉴스
앞으로 일본의 민주당 정권을 이끌어 나가게 될 ‘투톱’인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왼쪽)와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 내각은 하토야마 대표가, 당은 오자와 간사장이 맡는 것으로 역할을 나눌 것으로 보이지만 ‘이중 권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쿄=EPA 연합뉴스
최대 지분 가진 오자와 간사장, 인사 -정책에 입김 가능성
하토야마 “히라노-간 -오카다 내각 기용” 잡음차단 나서

일본 민주당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대행의 간사장 임명으로 투톱 체제를 갖춘 민주당 정권이 순항할 수 있을까.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 최고 실력자인 오자와 대표대행이 당의 핵심요직인 간사장을 차지하면 ‘이중 권력’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당과 내각을 확실히 분리하고 당의 핵심 인사들을 주요 장관으로 임명해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 ‘이중 권력’ 우려 왜 나오나

‘내각은 하토야마, 당은 오자와’라는 투톱 체제에 이중 권력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오자와 간사장의 당내 지분 때문이다. 오자와 간사장은 당의 중·참의원 의원 417명 가운데 150명의 계파 의원을 거느린 최대 실력자다. 정권 기반이 당에서 나오고 당을 실무적으로 움직이는 자리가 간사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자와 간사장이 내각 인사와 정책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당초 하토야마 대표는 간사장도 무임소장관으로 입각시켜 모든 당 간부가 각료가 되도록 정부와 당을 일원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간사장은 입각시키지 않고 당 운영에만 전념토록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중 권력 논란을 무릅쓰고 하토야마 대표가 오자와 대표대행을 간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그만큼 당의 안정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안정적인 정국 운영을 위해 내년에 있을 참의원선거에서 반드시 과반수를 차지해야 한다. ‘선거의 귀재’이자 당내 영향력이 막강한 오자와 간사장의 역할이 그만큼 절실한 것이다. 오자와 간사장도 일단 내년 참의원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몸을 낮추고 당무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참의원선거를 승리로 이끌지 못할 경우 그의 기반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적어도 내년 참의원선거 때까지는 이중 권력 문제가 표면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올스타’ 내각으로 정국 운영 주도

하토야마 대표는 간사장 임명에 이어 주요 장관 인사도 조기에 하기로 하고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중량감 있는 주요 당직자로 올스타 내각을 꾸려 당직과 내각 인사에 대한 당내 잡음을 차단하고 정권 이양 작업을 서두르겠다는 뜻이다.

각료에는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대행,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대거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대표는 3일 밤 “(이들을) 내각의 핵심포스트에 기용하고 싶다”고 밝혀 내각 발탁을 기정사실화했다. 주요 포스트는 예산 편성을 지휘하는 신설 국가전략국 담당(장관급)과 관방장관, 외상, 재무상 등이다.

NHK에 따르면 하토야마 대표는 총리 대변인이자 내각과 당의 조정 역할을 하는 관방장관에 최측근인 히라노 히로부미(平野博文) 당 대표실장을 내정했다. 또 외상에는 오카다 간사장이, 재무상에는 옛 대장성 관료 출신인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최고고문과 나오시마 마사유키(直嶋正行) 정조회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관방장관 후보로 예상됐던 간 대표대행은 이번 정권의 최대 실세로 꼽히는 국가전략국 담당이 유력하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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