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54년만의 재탄생…내일 총선서 민주당 압승 예고

  • 입력 2009년 8월 29일 02시 59분


일본 중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28일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시코쿠 에히메 현 마쓰야마 시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마쓰야마=블룸버그 연합뉴스
일본 중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28일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시코쿠 에히메 현 마쓰야마 시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마쓰야마=블룸버그 연합뉴스
일본 정국이 정권교체 초읽기에 들어갔다. 8·30 총선을 이틀 앞둔 28일 제1야당 민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민주당이 중의원 전체 480석의 3분의 2인 320석 안팎을 석권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26, 27일 이틀간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중의원 비례대표 투표에서 민주당을 찍겠다는 응답이 44%로 자민당(21%)을 두 배 이상 앞섰다고 28일 보도했다. 민주당의 정당지지율도 역대 최고인 39%를 기록하는 등 선거일에 임박할수록 민주당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자민당 지지율은 20%에 그쳤다. 자민당 장기집권으로 인한 부패와 금권정치에 대한 염증으로 국민이 자민당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앞서 아사히신문은 선거구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이 최소 307석, 최대 330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민당은 103석 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양당의 의석은 자민당이 300석, 민주당 115석이다.

민주당이 30일 총선에서 승리하면 일본 정치사에서 1955년 이후 54년 만에 사실상 처음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것이다. 자민당은 1955년 창당 이후 단 한 번도 제1당을 놓친 적이 없다. 또한 민주당이 300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이는 역대 단일정당 최다였던 1986년 총선 때의 자민당 300석을 넘어서는 역사적 대승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의 장기집권시대가 막을 내리고 민주당 정권 탄생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고무된 유권자들은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건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거 유세장을 찾는 등 선거 열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28일 지원유세에서 민주당의 안보정책을 비판하면서 “일본을 지킬 수 있는 정당은 자민당”이라고 호소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이에 맞서 “관료 의존 정치를 타파하겠다”고 주장했다. 두 당수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9일엔 도쿄에서 유세 대결을 펼친다.

반세기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일본의 대외정책도 일정 부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등한 미일관계를 주장하면서 대미 발언권을 지금보다 높이겠다고 공언하는 한편 아시아를 중시하는 대외정책을 펴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차기 총리로 확실시되는 하토야마 대표는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반대하는 등 과거사 인식에 있어 자민당 정권보다 유연해 한일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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