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패션사업 진출?

  • 입력 2009년 8월 13일 02시 59분


대학이름 딴 의류 생산 소식에
“부자 대학이 웬 상표장사” 시끌

미국 하버드대의 이름을 딴 남성 고급 스포츠의류가 나온다는 소식에 미 블로그계가 시끌벅적하다.

하버드대와 베루스 그룹은 지난주 상표 사용계약을 맺고 하버드대 캠퍼스를 일컫는 ‘하버드 야드(Harvard Yard)’라는 이름의 스포츠의류를 내년 봄부터 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부자 대학이 웬 상표 장사냐”는 얘기에서부터 “얼마나 팔리겠느냐”는 말도 나오는 등 갑론을박이 블로그에서 한창이다. 뉴욕타임스는 11일 “검색사이트인 구글에서 ‘하버드 야드 의류’라는 말로 검색한 결과 30만 건이 넘을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블로그계의 이름난 독설가 페레즈 힐턴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하버드대가 패션업을 시작했는데 모든 사람이 어리둥절해 한다”면서 “도대체 왜 그래?”라고 비아냥댔다. ‘내 옷은 하버드대에 다녀요’라고 조롱하는 글도 등장했다. 코미디언 지미 팰런은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하버드 야드는 아버지가 먼저 입지 않는 한 (옷 안으로) 들어가기(get into)가 정말 어려워요”라며 아버지가 하버드대 동문이면 하버드대에 입학하기 수월한 상황을 비꼬기도 했다.

하버드 야드는 1950, 60년대 하버드대 남학생들의 옷차림을 연상시키는 복고풍 스타일의 옷이다. 이 옷에는 하버드대 로고를 달지 않는 대신 단춧구멍 주위를 하버드대 상징색인 선홍색의 실로 바느질하는 등 하버드대의 계통을 은근히 드러냈다. 셔츠는 최하 160달러(약 20만 원), 바지는 195달러(약 24만 원), 블레이저코트는 495달러(약 61만 원)다. 하버드대는 ‘불경기로 기부금이 대폭 줄어든 상황을 모면하려는 계약’이라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듯 “수익은 모두 어려운 학부생을 지원하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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