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내가 방북에 대해 입 여는건 잘못”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8월 8일 02시 59분



빌 클린턴 방북 후 첫 회견 들어보니
“대통령은 1명… 난 임무 다했을 뿐”

“내가 이번 여행에 대해 어떤 말이든 하면 그건 잘못된 행동이다. 나의 임무는 하나였다. 미국인으로, 아버지로서 젊은 여성들을 구해내고 싶었고 그 임무가 자랑스러웠다. 그 문제 이외의 어떤 것에 대해서라도 내가 말한다면 미국이나 북한의 분위기와 결정, 동맹국들의 태도에 부주의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서 돌아온 다음 날인 6일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섰다. 5일 오후 뉴욕 주 자택에 도착해 휴식을 취한 그는 6일 뉴욕시내에서 클린턴재단의 에이즈 캠페인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150여 명 취재진의 질문은 평양 방문에 모아졌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차분한 어조로 질문들을 비켜가면서 말을 아꼈다.
그는 “나는 더는 정책결정자가 아니다. 미국에 대통령은 한 명뿐이다. 내가 입을 열어 현 정부가 일을 다뤄가는 데 제약이 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도움도 안 되고 필요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이번 여행에 대해 간단히 얘기를 했지만 아직 어느 누구에게도 완전하게 브리핑해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다만 자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여기자들의 국경 침범을 사과했다는 북한 측 발표와 관련해 “아내인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미 그 문제에 대해 유감을 나타낸 바 있다”면서 “나는 그 이상을 말하기를 요구받지도 않았고 그러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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