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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7월 23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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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민-민주 정책 차이점
일본 자민당과 민주당은 다음 달 30일 총선을 앞두고 이달 말경 총선공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요 정책은 당 공식회의나 집행부 발언을 통해 이미 상당부분 드러난 상황이다. 일본이 원래 관료 중심 사회인 데다 양당 모두 보수성향이기 때문에 정권교체가 된다 하더라도 급속한 정책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치개혁과 외교안보, 경기대책 등 구체적 정책방향을 들여다보면 다른 점도 있다.
한일관계에서는 양당에 큰 차이가 없다. 역대 자민당 정권에서 한일관계는 부침을 거듭했지만 현재 아소 다로(麻生太郞) 정부와는 과거 어느 때보다 사이가 좋다. 아소 내각이 들어선 작년 9월 이후 10개월 동안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총리는 7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지며 친분을 쌓았다. 민주당도 대외관계에서 한국을 매우 중시한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올 5월 취임한 후 첫 외국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고, 총리가 되면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90세 노모가 한류 팬이라는 점을 공개 석상에서 말하기도 한다. 그와 함께 민주당 3인방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대행과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도 한국에 우호적이다. 주일 한국대사관 측이 “민주당 정권이 되더라도 한일관계가 더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북관계에서도 자민당은 납치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대북 압력에 적극적이지만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대화를 중시하면서 북핵문제 등의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연계를 강조하고 있다.
미일관계는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다면 어느 정도 수정이 불가피할 듯하다. 미일동맹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자민당에 비해 민주당은 미국과의 대등한 파트너십을 요구하면서 지금보다 일본의 목소리를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일미군과 관련해서도 자민당은 이미 합의된 주일미군 재편계획을 성실히 이행한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은 지위협정 개정과 주둔비용 재검토를 주장한다. 자위대 운용과 관련해선 민주당에 미국 중시파와 유엔 중시파가 섞여 있지만, 하토야마 대표와 오자와 대표대행은 유엔 중시파로 분류된다. 이들은 유엔의 지휘를 받는다면 다국적군에 일본이 참여하자는 주장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