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의 여왕? 퍼스트레이디 3인3색

  • 입력 2009년 6월 9일 15시 16분


미셸동아일보 자료사진
미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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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니동아일보 자료사진
브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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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메이칭동아일보 자료사진
저우메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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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를 이끄는 남편만큼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게 퍼스트레이디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는 사람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내 미셸 여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아내 카를라 브루니 여사,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아내 저우메이칭(周美靑) 여사다.

인종 국적 경력이 서로 다른 이들은 안방마님으로서 내조에 진력하는 한편 적극적인 성격과 대외활동으로 유명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톡톡 튀는 패션감각을 지녔지만 정작 선호하는 스타일은 차이가 많다. '퍼스트 오브 퍼스트레이디(First of First Lady)'로 불리는 이들 3인의 매력과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동등한 파트너' 미셸

미국 최초의 흑인 영부인 미셸 여사는 프린스턴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출신이다. 바깥일을 하면서 보모도 없이 두 딸을 직접 키워낸 '슈퍼 맘'으로도 유명하다. 공공복지 분야에서도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남편과의 관계에선 '동등한 파트너' 이미지가 강해 AP통신 등 외신이 '비전통적 퍼스트레이디 스타일'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 못지않은 화려한 언변, 적극적 성격, 탁월한 패션 감각으로 남편이 대통령에 도전한 직후 단숨에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통령보다 영부인 인기가 더 높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실제로 올 4월 미국 여론조사에선 미셸 여사에 대한 지지율이 79%에 이르며 오바마 대통령보다 23%포인트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미셸 여사는 백악관에 입성한 뒤 자신의 본업을 잠시 접고 퍼스트레이디로서 내조에 힘써 왔다. 최근 시사주간 타임은 그의 내조가 각국에서 반미감정을 누그러뜨리고 미국 흑인 중산층의 사기를 북돋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미셸 여사는 남편 때문에 사회활동을 그만둔 것을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녀양육 등 가정을 돌보는 일에 매진하게 된 자신을 '엄마 지도자'(Mom in Chief)라 부르기도 했다.

그는 미국 문화계 육성에 발 벗고 나서는 등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달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행사에서 기념 연설을 하고 문화계 유력인사와 만나는 등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미셸 여사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미국엔 존재하지 않는 문화부 장관 역할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스타 영부인' 브루니

브루니 여사는 사르코지 대통령과 스캔들이 터진 2007년부터 빼어난 미모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브루니 여사는 1988년엔 최고 연봉을 받는 모델 2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정상급 모델 출신. 모델 활동 당시 찍은 누드 사진이 지금도 화제가 될 정도로 볼륨감 넘치는 섹시한 몸매도 유명하다. 그는 또 2002년 가수로 데뷔해 프랑스 샹송 차트 4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는 스타다.

브루니 여사는 사르코지 대통령과 재혼 당시엔 복잡한 사생활로 비판적 여론이 많았다. 그러나 '프랑스를 대외적으로 잘 알린다'는 평가와 함께 지난해 여론조사에선 사르코지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내조에 힘쓰는 한편, 영부인이 된 지 5개월만인 지난해 7월 3집 앨범을 발표하며 연예계 활동을 병행했다. 앨범 수익금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해 자신은 물론, 남편의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을 줬다.

모델 출신답게 패션 감각도 화제가 됐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해외방문 시엔 브루니 여사의 의상, 핸드백, 액세서리 등이 각국 언론에 톱뉴스로 보도되며 '패셔니스타'로 각광받았다. 패션의 중심지로 불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으로서 스타성을 발휘한 것. '사르코지가 브루니의 미모에 가려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최근엔 국제 현안에 잇달아 목소리를 내 '얼굴만 예쁜' 퍼스트레이디가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브루니 여사는 미얀마 군사정부 앞으로 아웅산 수치 여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보냈다. 콘돔 사용에 대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부정적 발언을 비판하기도 했다.

●'춤추는 총통부인' 저우메이칭

마잉주 대만 총통의 부인 저우메이칭 여사는 최근 대만에서 '멋진 아줌마'로 불리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최근 남편과 엘살바도르 등 중미권 국가를 방문한 저우 여사는 저녁만찬 자리에서 전통악기를 들고 춤을 춘 모습이 공개돼 각광받았다. 이로 인해 생긴 '춤추는 총통부인'이라는 별명은 적극적이고 거침없는 그의 성격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말로 통한다.

저우 여사는 미국 유학파로 지난해 마 총통이 당선되기 전까지 대만 금융기관에서 법률자문으로 활동한 전문가였다. 그는 "총통 부인이 되더라도 내 일을 할 생각"이라며 퍼스트레이디가 된 뒤 첫날 청바지 등 평상복 차림으로 버스를 타고 출근해 화제가 됐다. 대만에선 이를 두고 찬반 설문조사가 진행되는 등 논란을 낳기도 했다.

저우 여사는 그러나 자신의 출근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직장을 그만두고 내조에 주력해 왔다. 그는 남편의 총통 취임식에도 평소 입던 수수한 옷차림으로 등장해 '서민적 퍼스트레이디'로 불리며 각광받았다. 지난해 5월엔 대만 방송사와 적십자사가 마련한 중국 쓰촨(四川) 성 이재민 돕기 생방송에 남편과 함께 출연해 직접 4시간 동안 전화를 받으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저우 여사의 인기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의 부인 우수전(吳淑珍) 씨가 정치자금 마련 등 각종 비리에 연루된 것과 대조돼 더욱 부각된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대만 일간 '중국시보'가 이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저우 여사에 대한 지지도가 73%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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