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자오쯔양 회고록’ 비판 나서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중국이 홍콩의 친중국계 언론을 통해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회고록 ‘국가의 죄수(The Prisoner of the State)’에 대해 비판을 시작했다. 회고록이 나온 지 2주 만에 나온 반응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다궁(大公)보 등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 3곳에서 중국 반관영 통신사인 홍콩 중국통신사의 관련 논평을 인용해 자오 회고록을 비판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중국 관영 영자신문인 ‘차이나데일리’ 홍콩판에는 이를 영어로 번역해 게재했다.

논평에 따르면 서방 언론들은 1989년 6월 4일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재평가하도록 중국에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자오의 회고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자오 회고록을 펴낸 사람들과 함께 톈안먼 사태가 정치적 난동이라는 중국 정부의 해석을 뒤엎어 중국의 정치체제를 서구식 의회민주주의로 변화시키려는 속셈이라는 것.

논평은 서방 언론으로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영국의 로이터통신, 프랑스의 르피가로 등을 지목했다. 하지만 논평은 톈안먼 민주화시위의 정당성, 정치개혁의 필요성 등 자오가 회고록에서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않았다. 이처럼 회고록 발간 이후 침묵을 깨고 출판 의도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다음 주 톈안먼 사태 2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재평가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홍콩대가 홍콩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톈안먼 사태 재평가에 찬성하는 비율이 199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61.2%를 기록했다고 홍콩 밍(明)보가 28일 보도했다. 지난해 49.1%에 비해 12.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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