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개념 한중합작영화 모반처

  • 입력 2009년 5월 27일 18시 04분


'한국 영화인가, 중국 영화인가'

한국인이 중국인들의 정서를 담은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썼다. 한국 감독과 PD, 미술감독 등이 중국 배우들만으로 중국 땅에서 영화를 찍어 중국에서 개봉한다. 국적이 불분명하다.

새로운 개념의 한류 시대를 이끌어갈 한중 합작영화 '모반처(末班車·'마지막 버스'라는 뜻)' 제작 발표회가 23일 중국 베이징(北京) 한국문화원에서 열렸으며 25일 촬영에 들어갔다. SNT엔터테인먼트 선태룡 영화PD가 중국에서 4년간 발로 걸어다니며 찾아낸 중국인들의 정서를 효(孝)와 사랑, 의리, 희생 등의 키워드로 담아 시나리오를 쓰고 투자 및 주요 제작은 한국이 맡았다.

이날 행사에서 환영사를 한 김익겸 주중 한국문화원장은 "한중 교류가 경제를 넘어 이제는 문화교류가 확대되어야 할 시점에 한류의 새로운 개념을 개척하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영화 제작 발표회를 호텔 등에서 하지 않고 한국문화원에서 하게 된 것도 이런 의미를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이 영화는 올해 중국 건국 60주년 기념 국경절(10월 1일) 약 2주전에 개봉할 예정이다.

영화 '천군'으로 데뷔해 이번에 두 번째 메가폰을 잡은 민준기 감독은 "한중 문화교류의 새로운 초석도 닦고, 한 해 성장률이 40%가 넘는 중국 영화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행사장에는 중국의 차세대 스타 스양(師洋)과 슈퍼모델 출신 미녀 배우 미루(米露) 등이 이 영화에 캐스팅돼 중국 중앙(CC)TV 4개 채널과 베이징 TV 등 방송과 신문 등 중국 기자들 50여명이 취재 경쟁을 벌였다.

영화 내용은 네이멍구(內蒙古)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은 형제가 돌아갈 비용을 마련 못하다 '뜻하지 않게' 버스를 탈취한후 네이멍구로 가는 7시간 동안 '납치범' 형제와 버스에 탄 승객 20명이 갈등과 협력, 눈물 등을 빚어내는 로드무비 휴먼드라마다. 어떻게 해서 인질 승객들이 오히려 납치 탈취범에게 감동을 하고 한 여성 승객은 형제 납치범 중 동생과 결혼 약속까지 하게 될까. 영화는 긴박한 호흡으로 진행되면서도 밖에는 넓은 네이멍구 초원이 배경으로 펼쳐진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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