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에 전전긍긍하는 일본축구

  • 입력 2009년 5월 19일 22시 32분


일본에선 축구장에도 마스크 쓴 관중이 등장할 것 같다. 최근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을 중심으로 인플루엔자A(H1N1) 감염자가 급증하자 대부분 학교가 임시 휴교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극장 등에는 휴업 권고를 하는 등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가 내려졌다. 전철과 시내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 일색이다.

그런데 신종 플루 확산이 가장 신경이 쓰는 곳 중 하나가 20일 오사카 엑스포70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FC 서울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6차전 경기를 앞두고 있는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감바 오사카 구단.

일본 스포츠 전문지들은 19일자에서 "감바 오사카가 신종 플루 영향으로 FC 서울과 경기를 관중 없이 치르거나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일본에서 첫 무 관중 경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다행히 오사카 구단은 이날 "J리그, AFC 등과 협의를 거쳐 FC 서울과 예정대로 경기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신 구단 측은 관중 전원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체온을 측정해 열이 있는 경우에는 입장을 시키지 않기로 했다. 또 상주 의료진 숫자를 대폭 늘리고 출입구에는 소독액, 화장실에는 치약과 종이컵 등을 준비해 놓을 예정이다.

FC 서울 구단도 선수 보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 선수단은 오사카 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부터 줄곧 마스크를 착용했다. 현지인과의 접촉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오사카와의 경기 결과에 신경 써야 하는 마당에 신종 플루의 확산으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오사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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