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강성모씨가 총장
미국 대통령과 부인은 해마다 몇몇 대학 졸업식에서 축사를 해 왔다. 따라서 특별한 뉴스거리가 아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16일 오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참석하는 한 졸업식에 일제히 스포트라이트를 맞췄다.
‘작은 대학의 그물에 큰 물고기가 낚이다’(공영라디오방송), ‘목장 지대의 작은 캠퍼스, 퍼스트레이디를 맞다’(AP통신)….
오바마 열풍이 한창이던 1월 초. 이 대학 몇몇 학생이 가난한 노동자의 집안에서 태어나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고 백악관에 입성한 미셸 여사의 인생 스토리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 이들은 1월 29일 미셸 여사 앞으로 직접 편지를 보내 “우리는 신생 대학 학생들이다. 학생 중 80%가 재정지원 대상이며 49%가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에 다니는 사람들이다…(당신으로부터) 미국의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듣고 싶다”고 요청했다. 학생들은 미셸 여사 초청 기획행사를 ‘디어(Dear) 미셸’ 캠페인이라 이름을 붙였다. 일일이 손으로 쓴 밸런타인데이 카드 900통을 보내고 인터넷에 초청 동영상을 올렸다. 마침내 3월 27일 “퍼스트레이디는 열정을 지닌 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성취를 격려하고 싶어 한다”는 수락 답장이 왔다.
‘대통령보다 더 인기 있는 스타 대통령 부인’의 방문은 시 전체의 경사가 됐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관문마을인 머시드는 인구 8만 명의 작은 도시. 주민 28%가 빈곤선 이하이며 대학 졸업자가 성인의 14%에 불과하다. 실업률 20%에 주택압류까지 잇따라 침울했던 도시에 모처럼 축제 분위기가 넘쳤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시 대변인은 “오늘보다 더 기쁜 날은 없다”고 말했다.
졸업식 참석 티켓 1만2000장은 오래전에 동났으며 16일을 전후해 2만5000여 명이 마을을 찾을 것으로 추산된다. 16일 오후 1시 반에 시작될 졸업식은 시 전역에 생중계된다. 보안, 중계, 행사장 설치 때문에 늘어난 졸업식 비용 70만 달러는 현장 모금으로 충당한다. 2007년 3월 제2대 총장에 취임한 강 총장은 연구대학을 지향하며 일류 교수진과 첨단 연구시설을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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