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난징학살 영화’ 닷새만에 240만명 관람

  • 입력 2009년 4월 29일 02시 59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난징(南京) 대학살을 주제로 한 영화가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리면서 반일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1937년 12월 발생한 난징 대학살에서 30만 명이 넘게 학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궈지셴취다오(國際先驅導)보 등 중국 언론은 중국 전역에서 22일 동시 개봉한 ‘난징! 난징!’이 개봉 닷새 만에 입장권 판매액 6800만 위안(약 136억 원)과 관람객 240만 명을 돌파했다고 최근 전했다. 제작비가 7500만 위안이 들었지만 개봉 닷새 만에 제작비에 맞먹는 수입을 올린 것. 역대 최고 흥행성적이었던 우위썬(吳宇森) 감독의 ‘적벽(赤壁)’ 수준에 버금가는 흥행성적이다. 또 제작사가 원본 필름을 복사해 극장상영을 위해 제공하는 프린트도 1400여 본에 이르러 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다. 현재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충칭(重慶) 등 주요 도시의 극장들은 연일 매진이다.

이 영화는 중국 영화감독 루촨(陸川) 씨가 만든 것으로 가해자인 일본군 병사와 피해자인 중국인들의 시각을 교차시키며 난징대학살을 재현했다.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감을 주려고 모두 흑백화면으로 처리한 것도 특징이다. 이와 함께 29일에는 역시 난징 대학살을 주제로 독일 중국 프랑스 3개국이 합작 제작한 ‘존 라베’도 중국에서 개봉된다. 이 영화는 대학살을 지켜본 독일인 존 라베의 일기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일본 언론은 난징 대학살이라는 민감한 주제의 영화가 중국 내 반일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이 영화가 반일운동의 기점이 됐던 1919년 5·4운동의 90주년을 앞두고 개봉돼 중-일 간에 새로운 불씨가 될 개연성이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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