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강남 ‘장애인 걸인’ 1면에 보도

  • 입력 2009년 4월 23일 09시 49분


외국언론에 비친 강남 `장애인 걸인'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22일 1면 고정 기획기사인 `칼럼 원(one)'을 통해 서울 강남 도로변에서 바닥에 엎드린 채 온몸을 끌고 다니며 구걸을 하는 장애인 김모(55) 씨의 생활과 그가 바라본 세상 이야기를 자세히 전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
외국언론에 비친 강남 `장애인 걸인'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22일 1면 고정 기획기사인 `칼럼 원(one)'을 통해 서울 강남 도로변에서 바닥에 엎드린 채 온몸을 끌고 다니며 구걸을 하는 장애인 김모(55) 씨의 생활과 그가 바라본 세상 이야기를 자세히 전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
서울 강남 도심의 도로변에서 바닥에 엎드린 채 온몸을 끌고 다니며 구걸을 하는 장애인 걸인은 외국 언론에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일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22일 1면 고정 기획기사인 '칼럼 원(one)'을 통해 장애인 걸인 김모(55) 씨의 생활과 그가 바라본 세상 이야기를 자세히 전해 눈길을 끌었다. 신문은 1면에 이어 25면 전체를 할애한 서울발 기사에서 김 씨가 소아마비를 앓아 장애인이 된 후 거리를 기어 다니면서 구걸을 하게 된 사연을 전하면서 김 씨의 몇 푼 되지 않는 수입도 그나마 불경기로 줄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김 씨가 소아마비로 쓸모없어진 다리를 검은 고무 튜브로 감싼 채 상체를 패드를 댄 카트에 얹고 주먹과 팔꿈치를 이용해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반은 사람이고 반은 '물개'처럼 보였다고 묘사했다.

김씨는 하루에 10시간을 엎드려 움직이면서 생활한다면서 그가 엎드려 보는 눈높이에서는 담배꽁초와 하수구 덮개만이 보일 뿐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김 씨 같은 장애인 걸인들이 넓은 사회안전망을 자랑하는 국가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수입이 한창 좋을 때는 하루에 약 20달러(2만7천원 상당)를 벌었으나 지난해 가을부터 수입이 줄어 요즘은 5달러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오후김 씨의 구걸통에는 100원짜리 동전 4개만이 달랑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김씨가 살아온 이야기를 자세히 소개했다. 강원도에서 태어난 김 씨는 채 걷기도 전에 소아마비를 앓았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어머니에게 짐이 되기 싫어 23세 때 집을 나왔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동료 장애인을 통해 구걸에 필요한 장비를 마련했고 서울 교외의 집에서 매일 아침 7시까지 동료 장애인의 차를 타고 강남 도로변 '직장'으로 출근하는 생활을 20년째 하고 있다. 그는 일하지 않을 때는 목발을 짚고 어렵게나마 걸을 수 있다.

김 씨는 엎드려 다니며 구걸하는 일을 그만두겠다고 종종 다짐하지만 "나는 다른 선택이 없다. 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김 씨가 쉽게 미소를 띠지만 그의 어두운 눈에는 슬픔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고 전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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