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여성 대변인 입심 테크노 분석

  • 입력 2009년 4월 9일 21시 12분


18대 국회에서 여야 3당은 모두 당 대변인에 초선의 여성 의원을 배치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민주당 김유정,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이 그들이다. 이들은 당의 '얼굴'로서 외모는 물론 헤어스타일, 옷차림 등 여러 측면에서 비교의 대상이 됐다. 그렇다면 본연의 역할인 당의 '입'으로서 목소리 경쟁력은 어떨까. 충북도립대 생체신호분석연구실의 조동욱 교수팀에 이들의 음성 분석을 의뢰해 비교해 봤다.

●조윤선, "밝고 명쾌한 음정과 절제된 세련미… 다소 얄미울 수도"

조 대변인은 밝고 명쾌한 목소리가 강점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은 음성 대역폭과 목소리 파형(波形)의 높낮이를 나타내주는 진폭이다. 대역폭이 클수록 음을 골고루 사용하고 진폭이 클수록 높낮이 조절이 뛰어나다. 조 교수는 "대역폭이 큰 것은 오페라에서 소프라노 알토 등 여러 음색이 골고루 모여 듣기 좋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조 대변인은 음성 대역폭과 진폭이 모두 높았다. 특히 대역폭(13275Hz)은 일반인의 평균치(5000~10000Hz)는 물론 야당의 두 대변인보다 훨씬 높았다. 조 대변인은 "학창 시절 반장을 하며 운동장에서 구령을 붙일 때가 많았는데 이때 훈련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었다. 이는 1초당 성대의 떨림을 나타내는 피치의 최대값과 최소값의 차이가 낮을수록 좋은데, 조 대변인은 239. 69Hz로 다른 두 대변인보다 낮았다. 조 교수는 "똑 부러지는 목소리에다 감정이입이 적고 절제돼 있다보니 다소 냉정하고 얄미워 보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유정, "감성을 싣기 좋아… 자신만의 개성은 부족"

김 대변인은 골고루 좋은 점수를 얻었다. 김 대변인은 발음의 친밀도, 정확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말의 빠르기를 나타내는 발화속도(초당 4.04자)가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 대변인은 발음의 정확성에선 조 대변인보다 좋고, 감정 조절력에선 박 대변인보다 좋다. 하지만 다른 대변인보다 뚜렷하게 좋은 대목이 없어 자신만의 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목소리의 안정성은 다소 낮게 나왔다. 조 교수는 "목소리가 다소 불안정한 측면이 있지만 말의 빠르기가 일반인과 비슷하고 발음의 친밀도와 정확성이 좋아 감성을 실어 전달하는 대목에선 강점을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올해 1월 국회에서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와 관련한 대정부질문 도중 눈물을 글썽이며 정부 관계자에게 맹공을 퍼부어 감성적 호소력을 과시한 바 있다.

●박선영, "정확한 발음과 친근함… 다소 답답하게 들릴 수도"

박 대변인은 가장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며 친밀도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음의 정확도와 친밀도는 각각 진폭의 변화에 대한 규칙성을 나타내는 짐머(shimmer)값과 성대의 이상 유무를 가리키는 지터(zitter)값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 이들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 박 대변인의 짐머값과 지터값은 각각 0.82dB, 1.43%로 가장 낮았다.

반면 말의 빠르기는 초당 3.59자로 일반인의 평균치(초당 3.7~4.0자)보다 훨씬 낮았다. 조 교수는 "천천히 또박또박 정확하게 발음하기 때문에 대중에겐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그러나 친밀도가 높아 정치인이 아니라 친근한 이웃 같은 이미지를 주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유성운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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