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학자 수주전 경고 伊정부 묵살 논란

  • 입력 2009년 4월 8일 02시 58분


6일 강진이 발생한 이탈리아 아브루초 주의 현지 지진학자가 몇 주 전 인터넷에 “지진예고”를 띄웠으나 정부가 “사회혼란을 야기한다”며 삭제한 일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국립물리학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조아키노 줄리아니 씨(사진)는 “1월 중순부터 라퀼라 지역 일대에 미진이 계속돼 지하 암반에서 방출되는 라돈 가스의 양을 분석해본 결과 조만간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그의 연구결과를 인터넷으로 본 라퀼라 시 일부 시민들은 2월 확성기가 달린 차량을 동원해 대피를 촉구하는 등 소동이 빚어질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시 당국은 줄리아니 씨를 허위사실 유포 등의 이유로 고발하고 연구결과를 삭제하도록 조치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예측정보를 사전에 알고도 무시했다는 논란이 커지자 “과학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구조 활동에 전념할 시기”라며 즉답을 피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줄리아니 씨는 현재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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