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샤리프와 손잡을까

  • 입력 2009년 3월 27일 02시 58분


재임때 핵실험-親이슬람 정책으로 갈등

‘테러와의 전쟁’ 위해 파트너로 선택할 듯

나와즈 샤리프 전 파키스탄 총리(사진)가 정국의 핵으로 급부상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그를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상대로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 파키스탄 정부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지난달 25일 파키스탄 대법원이 샤리프 전 총리의 공직선거 출마 금지 판결을 내렸을 때만 해도 그의 정치 생명은 끝났다는 관측이 우세했고 미국은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샤리프 전 총리의 지지자들과 이프티카르 초드리 전 대법원장의 복직을 요구하는 법조인들이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에 나섰고 결국 파키스탄 정부가 16일 ‘피플 파워’에 백기를 들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이 신문은 “샤리프 전 총리가 미국이 무시할 수 없는 정치 지도자로 자리 매김했다”며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현 정부보다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는 샤리프가 새 총리가 되면 미국에 더 확고한 협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의 정치역정은 파란만장하다. 그는 1990년 11월∼1993년 7월에 이어 1997년 2월∼1999년 10월 총리로 재직하다가 군부 쿠데타로 물러났다. 이후 약 8년간의 망명생활을 마치고 2007년 9월 귀국했지만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그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총리 재직 시절인 1998년 파키스탄이 미국의 반대에도 핵실험을 강행했고, 그가 친이슬람 성향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 때문에 미국은 샤리프 전 총리 대신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2007년 12월 피살)를 지지했다. 샤리프 전 총리는 지난해 2월 총선 이후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현 대통령이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과 힘을 합쳐 정권 교체를 이뤄냈지만 자르다리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지난해 8월 연정에서 탈퇴한 뒤 야당 지도자로 활동해 왔다.

로버트 오클리 전 파키스탄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과 파키스탄이 이슬람 무장세력과 싸우기 위해서는 파키스탄 내 온건파 이슬람세력과 주변 아랍국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샤리프 전 총리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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