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兩會 개막… 위원들 처음 국가 불러

  • 입력 2009년 3월 4일 02시 55분


3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식에서 중국 전역에서 참가한 2160명의 위원이 기립해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위원들은 이날 군악대의 연주만 듣던 관례를 깨고 ‘일어나라’로 시작하는 중국 국가를 한목소리로 제창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3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식에서 중국 전역에서 참가한 2160명의 위원이 기립해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위원들은 이날 군악대의 연주만 듣던 관례를 깨고 ‘일어나라’로 시작하는 중국 국가를 한목소리로 제창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이념보다 애국’ 작지만 큰 변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 ‘작지만 의미심장한 변화’들이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양회란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군악대 연주만 듣던 대표들이 중국 국가(國歌)인 ‘의용군행진곡’을 부르기로 한 것이다. 3일 오후 정협 개막식에 참석한 2160명(재적 2235명)의 위원은 모두 기립해 ‘일어나라, 노예가 되고 싶지 않은 자들이여!’로 시작하는 국가를 크게 불렀다. 건국 이후 처음이다.

5일 전국인대 개막식에서도 대표들이 국가를 부를 예정이다. 중국 지도부가 이처럼 대표적인 정치행사에서 국가를 제창한 것은 인민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하나는 최근 경제위기를 감안해 대표들의 하루 식비를 100위안(약 2만2419원)으로 내렸다는 점이다. 인하 폭은 밝히지 않았지만 아침은 16위안, 점심과 저녁은 각각 42위안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중국의 누리꾼들은 여전히 불만이다. 3일 홍콩 펑황(鳳凰)위성TV의 웹사이트인 펑황망이 누리꾼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72.7%가 여전히 ‘높게 책정됐다’고 답변했다.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막일꾼)의 한달 수입이 800∼1200위안이고 대학 졸업자의 월급이 2000∼3000위안인데 여기에 비하면 너무 많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번 양회에서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바꾼 것도 있다. 그동안 전국인대와 정협 회의에서 대표들은 성씨의 획순에 따라 앞자리부터 뒷자리로 차례로 앉았다.

이러다 보니 위(于)씨나 왕(王)씨는 항상 앞부분에 앉지만 웨이(魏), 무(穆), 훠(곽)씨 등은 매번 뒷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다. 전국인민대표(2985명)와 정협 위원이 모두 2000명이 넘다 보니 뒷자리에 앉으면 주석단의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다. 결국 획수가 많은 성씨 대표들의 불만을 받아들여 앞으로는 전체 인원의 5분의 1씩 나눠 매년 자리를 조금씩 앞으로 이동한다. 5년에 한 번은 맨 앞자리를 차지하는 셈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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