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 정치무대 복귀… ‘불개입’ 번복

  • 입력 2009년 2월 17일 02시 56분


ANC 유세장에 나타나

2004년 모든 공식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91·사진)이 정치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4월 총선을 앞두고 15일 이스턴케이프 주에서 열린 집권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선거 유세장에 나타나 ANC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지역은 만델라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2004년 모든 공적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해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도 정치 불개입을 다시 확인한 바 있다.

그런데 그는 이날에는 비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모여든 수천 명의 ANC 지지자 앞에서 손을 흔들며 “궂은 날씨에도 와준 여러분들은 이미 ANC에 대한 충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ANC여, 영원하라”고 외쳤다고 통신은 전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직접 연설을 하지는 않았지만, 손자인 만들라 군이 “할아버지를 비롯해 우리 만델라 가족은 죽을 때까지 ANC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만델라 전 대통령이 누차 밝혀온 ‘현실 정치 불개입’을 깬 것에 대해 ANC가 내분 등으로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제이컵 주마 ANC 총재는 지난해 타보 음베키 대통령을 축출한 뒤 남아공 정치의 중심인물로 떠올랐지만 각종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지지율이 하락했다.

게다가 음베키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탈당한 뒤 신당 국민회의(COPE)를 세워 여당 지지표가 갈리는 상황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ANC가 의석수 3분의 2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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