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1년새 8%P 올려야 가능” 의구심
국제통화기금(IMF)의 아누프 싱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은 2010년에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2일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 등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4%대 중후반으로 보고 있어 내년에 한국이 4%대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싱 국장은 이날 발표한 기고문에서 “한국 경제는 올해 어느 정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서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싱 국장은 △은행의 자본이 충분하고 부실채권 비중이 낮으며 △대기업의 재무상태가 양호하고 △한국 정부가 세계 경제위기에 포괄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점 등을 근거로 꼽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IMF나 월드뱅크는 내년에 한국이 가장 먼저 4.2% 이상으로 가장 높게 경제가 회복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며 “나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의구심도 적지 않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4%대 중후반에 도달하려면 1년 새 8%포인트 정도를 올려야 한다. IMF가 최근 한국 등 ‘아시아 신흥 4개국’의 올해 성장률을 ―3.9%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한국 경제가 10여 년 전 외환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살아난 점을 들어 이번에도 위기가 일단락되면 IMF의 예측처럼 성장률의 대폭 반등도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10년 성장률은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는 올해와 비교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성장률이 ―6.9%에서 이듬해 9.5%로 크게 오른 것도 이런 기저효과 덕분이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