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월가 월가 스타CEO들 불참… 썰렁하게 끝난 다보스포럼

  • 입력 2009년 2월 2일 16시 27분


(박제균 앵커) '경제 올림픽'이라 불리는 2009 세계경제포럼, 즉 다보스포럼이 스위스 현지 시각으로 2월 1일 막을 내렸습니다. 이 포럼은 매년 각국 정상을 포함해 2000여 명의 세계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국제 행사입니다.

(김현수 앵커) 올해는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의 진단과 해법을 두고 많은 격론이 오갔다고 합니다. 국제부 이헌진 기자와 함께 다보스 포럼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박 앵커) 이 기자, 저도 다보스 포럼 취재를 간 일 있는데, 그동안 잘 나갔던 다보스 포럼의 흥행이 올해에는 크게 떨어졌다고 하던데요?

(이헌진) 네. 말씀하신 것처럼 올해 다보스포럼은 어딘가 맥이 빠진 분위기였습니다. 그동안 무대를 빛내던 월가의 스타급 CEO들이 금융위기로 많이 불참했고, 참석했더라도 풀이 죽은 모습이었습니다. 또 재무장관이나 연방은행장 등 미국의 고위 정책 담당자들 역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자본주의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미국 측 인사들의 참여 저조로 포럼의 무게감이 예년 같지 않다는 외신이 잇따랐죠. 다보스 포럼이 주창해온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대표주자 격인 미국측의 참석 저조, 미국 내의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이 다보스 포럼의 힘을 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 앵커) 올해 주제는 '위기 이후의 세계 재편'이었다죠. 해마다 많은 주제로 토론이 열렸는데 올해는 어땠나요?

(이헌진) 올해 역시 지구 온난화, 식량난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토론이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때가 때인 만큼 아무래도 '경제위기'에 대한 토론이 많았습니다. 특히 많은 인사들이 "올해가 최악의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이구동성으로 쏟아냈습니다. AFP 통신은 이런 분위기를 두고 "40년 가까운 포럼 역사상 가장 우울한 포럼"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단만 있을 뿐 경제위기에 대한 뚜렷한 해법은 없는 듯 보였습니다.

(박 앵커) 국가 정상들의 참여는 오히려 늘었다고 하던데요?

(이헌진) 예. 올해 포럼에 참석한 정상은 지난해에 비해 배 가까이 증가한 40여 명입니다. 경제위기로 각 나라마다 정부의 시장개입이 크게 확대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l.

일부 정상은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원자바오 중국 국무원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28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미국을 금융위기 주범으로 몰면서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국가 정상이 공개석상에서 이 같은 비판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한 한 토론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이스라엘을 격렬하게 비난한 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도 했습니다. 그는 단번에 이슬람권의 영웅으로 부상을 했죠.

(김 앵커) 우리나라 측 인사들은 누가 참석했고 어떤 활동을 벌였나요?

우리나라에서는 한승수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들과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한 총리는 역대 포럼에 참석한 한국 정부인사 중 최고위급입니다. 이밖에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박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죠.

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SK그룹의 후원으로 29일 다보스 한 호텔에서 '한국의 밤 2009'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 행사는 글로벌 리더들에게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 의지와 '코리아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처음으로 마련된 자리로 꽤 호평을 받았습니다.

재계에서는 조 전경련 회장 이외에도 이희범 무역협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등이 다보스를 찾았습니다.

(박 앵커) 이번 포럼을 통해 다보스 포럼의 미래에 대한 회의론도 등장한 것 같은데요.

(이헌진)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라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모두의 번영을 담보해 줄 것이라는 주장에 회의론의 퍼지면서 포럼의 미래에 대한 회의론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다보스포럼은 그동안 이런 주장들을 세계에 퍼뜨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이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입니다. 그는 포럼의 단골 참석자로 '인간의 얼굴을 가진 세계화'의 모델로까지 칭송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다보스 포럼과 같은 시기에 열린 반세계화 모임인 '세계사회포럼'에 참여했습니다.

(박 앵커)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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