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은 정말 빨리 지나가지… 백악관이 주는 기회 즐겨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22일 02시 55분



부시 딸들, 오바마 두 딸에 편지

올해 27세가 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쌍둥이 딸 바버라, 제나 씨가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두 딸 말리아(10)와 사샤(7) 양에게 조언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 형태로 공개된 이 편지에는 말썽 많은 행동으로 적잖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던 쌍둥이 자매가 어린 나이에 백악관 생활을 시작한 자기들처럼 ‘놀란 눈’으로 새 생활에 맞닥뜨릴 후배에게 주는 선배로서의 애정 어린 충고가 담겨 있다.

쌍둥이 자매는 일곱 살 때 할아버지 조지 부시가 41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백악관 생활을 처음 경험했으니, 아버지 부시의 재임 기간까지 총 12년간 백악관 생활을 한 셈이다.

자매는 “4년은 정말 빨리 지나가니까 그 기간에 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즐기라”며 “백악관이 주는 모든 기회를 빨아들이라”고 조언했다.

틀에 얽매이지 말고 어린이처럼 일상을 즐기라는 말도 했다.

“핼러윈 때 부모님과 여행을 가게 된다고 해서 파티를 포기할 필요는 없단다. 상상력을 발휘해 뱀파이어 같은 복장을 하고 비행기 안의 복도에서라도 사탕을 받으면 돼.… 때로는 백악관 계단 난간도 타 보고 수영장에서 하는 파티도 시도해 보렴.”

이 밖에 의리 있는 친구를 많이 사귀고, 사람은 줄 수 없는 조용한 휴식이 필요할 때를 위해 애완동물이 줄 수 있는 위안을 소중히 여기라는 제안도 덧붙였다.

퇴임이 가까워오면서 사상 최저 지지율로 고전한 아버지를 보면서 받았던 마음의 상처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충고”임을 전제한 뒤 “진짜 아버지의 모습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우리 아버지는 신문이나 TV에서 빈정거리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사람들은 때때로 우리 아버지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버지의 진짜 모습을 모른다. 우리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가 무엇을 느꼈으며, 사랑하는 딸들의 첫 등교를 보면서 얼마나 자랑스러워했던 사람이었는지 그들은 전혀 모른단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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