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선서중 잠깐 멈칫 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22일 02시 55분



대법원장 어순 바꿔 읽어

실수 알아챘지만 따라 해


20일 취임선서를 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잠깐 멈칫했다. ‘잊어버렸나?’라는 의문이 들 수 있는 순간이었다. 실상은 이렇다.

첫 구절은 “나,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대통령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한다(I, Barack Hussein Obama, do solemnly swear that I will faithfully execute the Office of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다.

그런데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I will execute the Office of the President ‘to’ the United States ‘faithfully’”라고 읽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이 주춤했다.

대법원장이 ‘faithfully’라는 부사를 맨 뒤로 뺐고, 전치사(of 대신 to)가 잘못 사용됐음을 발견한 것.

대법원장이 실수를 깨닫고 다시 읽으려 했으나 말이 엉켰고, 오바마 대통령은 웃으며 대법원장처럼 ‘faithfully’를 맨 뒤에 넣은 채 낭독했다. 연방대법원장이 주관하는 자리임을 존중한 것. 다만 전치사 ‘to’는 ‘of’로 바꿔 읽었다.

취임식 후 오찬에서 로버츠 대법원장이 사과하려는 듯한 순간 오바마 대통령은 악수를 청함으로써 대법원장의 실수를 감싸줬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