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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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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과 역사해석 문제를 놓고 다투려 하느냐? 그들이 역사를 과장한다는데 우리는 과장 안 하냐? 한국은 중국의 전통문화를 보전한 공이 크다.”
중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인 거젠슝(葛劍雄·사진) 푸단(復旦)대 교수의 일갈이다. 푸단대 도서관장인 그는 광둥(廣東) 성 과학기술도서관에서 열린 포럼에 나와 ‘개혁개방과 중국의 현대화’라는 주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광둥 성의 인터넷 언론인 진양(金羊)망이 28일 보도했다.
거 교수는 “중국은 수천 년간 전제(專制)왕조의 역사를 지니고 있고 중국의 많은 역사 기록은 사실을 제대로 반영한 게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최근 양국에서 민족주의가 일면서 역사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중국인이 한국인과 이런 역사 문제로 다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에는 여전히 민족의 구별이 있고 민족주의의 발흥 역시 피하기 어렵지만 각 정부가 이를 이용할 때 한도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거 교수는 또 “당(唐)나라 시대의 개방은 자신의 우월한 점을 뽐내기 위한 개방이었지 남에게서 배우기 위한 개방이 아니었다”며 “최근의 개혁개방은 중국인이 처음으로 ‘남에게서 배울 수 있다’고 관념을 스스로 변혁시켰다는 점에서 유사 이래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개혁개방 과정에서의 가치관 변화와 관련해 “가치 윤리 신앙도 모두 시대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고 이는 환경과 생활공간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