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지사 ‘오바마 상원직’ 팔려다 들통

  • 입력 2008년 12월 11일 03시 03분


블라고예비치 일리노이 지사 독직-사기혐의 기소

검찰 “무덤속 링컨이 돌아누울 정도로 비리 심각”

미국 연방검찰은 9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상원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연방 상원의원직을 매직(賣職)하려 한 혐의 등으로 로드 블라고예비치(51·사진) 일리노이 주지사를 기소했다고 시카고트리뷴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블라고예비치 주지사와 존 해리스(46) 비서실장을 각각 자택에서 체포한 뒤 독직과 사기, 뇌물 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블라고예비치 주지사는 법원에 보석금을 내고 일단 풀려났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법원에 제출된 수사자료에 따르면 블라고예비치 주지사는 자신의 상원의원 임명권을 팔아 재선을 위한 선거자금을 조성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오바마 후보 당선 직후인 5일 측근과의 통화에서 비속어를 섞어가며 “땡잡았다. (임명권을 이용해) 한몫 잡아야겠다. 내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을 담당한 패트릭 피츠제럴드 검사는 이날 “블라고예비치의 행위는 무덤에 누워 있는 링컨을 돌아눕게 만들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한편 오바마 당선인은 이번 사태에 대해 “블라고예비치 주지사나 그의 사무실과 접촉한 적이 없으며 (후임 상원의원 임명과 관련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관해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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