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자가용비행기 타고와 도와 달라니…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2시 57분



청문회 참석 美자동차 빅3 CEO에 의원들 질타

“구제금융을 요청하러 오면서 호화 자가용 비행기를 타다니….”

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 ‘빅3’ 자동차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호화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한 것이 구설수에 올랐다고 CNN 등이 19일 보도했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자금을 자동차 업계에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기엔 부적절한 태도라는 것.

릭 왜거너 GM 회장, 앨런 멀럴리 포드자동차 회장, 로버트 나델리 크라이슬러 회장이 각각 이용한 자가용 비행기 왕복 운항비용은 약 2만 달러(약 3000만 원). 디트로이트와 워싱턴 구간 일반석 항공료(약 500달러)의 40배다.

게리 애커먼(민주당·뉴욕) 하원의원은 이들을 향해 “(빈민을 위한) 무료급식소에 중절모를 쓰고 턱시도를 입고 온 셈”이라며 “민간 항공기 1등석을 타거나 자가용 비행기를 함께 타고 왔더라면 최소한 구제금융을 받고 싶다는 메시지라도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래드 셔먼(민주당·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그는 “민간 항공기를 타고 온 사람이 있으면 손들어 보라”고 말한 데 이어 “자가용 비행기를 팔고 민간 항공기로 되돌아갈 의향이 있는 사람은 손들어 보라”고 말했다.

어떤 CEO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음을 의회 속기록에 남기라”고 요청했다.

시민 감시단체인 ‘정부의 낭비를 반대하는 시민들’ 대표 토머스 샤츠 씨는 “납세자들에게 도움을 부탁하는 이들이 2만 달러나 쓰고 워싱턴에 온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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