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위기, 뉴욕 쇼핑가-골프장 강타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2시 57분


고급 브랜드 세일 경쟁… LPGA 대회 수도 줄어들 듯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골프장과 뉴욕의 대표적인 쇼핑거리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불황의 영향을 덜 받았던 곳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주식 값이 떨어진 지금이 주식을 살 때”라고 말한 것에 빗대어 이 신문은 “지금이 평소 가격보다 30% 싼 가격으로 뉴욕 5번가에서 고급브랜드 스웨터를 살 적기”라며 5번가의 세일 분위기를 전했다.

고급 브랜드가 밀집한 뉴욕 5번가 매점들은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업종에 상관없이 경쟁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명품 매장들도 이미 세일에 동참했거나 앞으로 가격을 낮출 예정이다. 이 때문에 세일을 알리는 빨간색 스티커를 쳐다보지 않으면서 5번가를 걷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비자 판매 애널리스트인 마셜 코언 씨는 “5번가는 전통적으로 세일을 잘 하지 않았으나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이젠 5번가가 미국의 여느 상가들과 비슷하게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골프는 불황의 영향을 받지 않는 스포츠로 인식돼 왔으나 그렇지 않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고 전했다.

LPGA투어 책임자인 캐롤린 바이븐스 씨는 내년에 대회 수를 2, 3개 줄이고 우승 상금도 400만∼500만 달러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후원을 철회하면서 자금사정이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자금 사정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미국프로골프(PGA)는 일단 내년 경기 일정과 상금 규모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지만 불경기 극복이라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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