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당선 2주일… 변화의 미국 희망을 봤다

  • 입력 2008년 11월 19일 03시 00분


오바마-매케인 “국정운영 협력”17일 시카고에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 정권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오바마 당선인이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만나고 있다. 시카고=로이터 연합뉴스
오바마-매케인 “국정운영 협력”
17일 시카고에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 정권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오바마 당선인이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만나고 있다. 시카고=로이터 연합뉴스
초당적 대표단 G20 파견… ‘통합된 미국’ 구현 박차

과거와 달리 ‘준비된 대통령’ 면모… 美국민 사로잡아

17일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전날 CBS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60분’과 가진 당선 후 첫 인터뷰가 단연 화제였다.

브루킹스연구소와 카네기재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에서는 총 2450만 명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이날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오바마 당선인이 추구하는 미국의 변화를 가늠해 보는 토론이 한창이었다.

벌써부터 내년 1월 20일 열리는 취임식 얘기도 무성하다. 워싱턴포스트는 취임식 당일 워싱턴에 4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들 것 같다고 18일 예상했다. 워싱턴 시 당국은 이미 주요 호텔의 예약이 끝나 의사당 앞 잔디광장에 텐트를 친 야영객이 넘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가라앉지 않는 미국인들의 흥분에 대해 전문가들은 “변화된 새 역사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며 “지난 2주간 오바마 당선인이 보여 준 행보를 통해 보통 미국인들은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오바마 당선인은 2001년 투표 5주 후에야 당선을 확정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가장 ‘무질서한(chaotic)’ 경우로 기록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비해 한층 준비된 모습으로 속도감 있게 정권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용적으로도 선거운동 기간에 약속했던 ‘통합된 미국’과 ‘변화하는 미국’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

오바마 당선인은 17일 정적(政敵)이었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만나 국정운영에 대한 협조를 부탁했고, 13일에는 민주당 경선의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면담을 했다. 이 만남 이후 인수팀은 힐러리 의원의 국무장관 지명을 위한 인사 검증에 착수했다.

또 오바마 당선인은 14, 15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 초당적 대표단을 구성해 파견했고, 내각 구성에 공화당 인사를 포함해 ‘거국 내각’을 꾸리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라스무센이 1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의 75%가 오바마 당선인이 너무 급격한 변화를 추진할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와 무당파를 포함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6%가 지나친 변화를 걱정한 반면 32%는 너무 소극적인 변화 추진을 우려했다.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너무 지나친 기대가 오바마 당선인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미 훌륭한 연설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만큼 취임 초기 구체적인 정책 실행으로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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