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고위 경제대화, 中서 돌연 연기 요청

  • 입력 2008년 11월 6일 02시 58분


‘前항공막료장 발언 항의표시’ 분석

중국이 일본과 예정돼 있던 중요 외교일정을 돌연 연기했다.

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달 말로 잡혀 있던 제2회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를 연기하자고 일본 정부에 요청했다.

고위급 경제대화는 중-일 양국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문제로 얼어붙은 양국관계를 풀기 위해 발족시킨 것이다. 지난해 4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방일했을 때 열린 제1회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는 원 총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가 주재했다.

중국 정부는 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인 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의 방일도 연기하겠다는 의사를 일본 측에 전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세운 연기 이유는 “일정이 여의치 않다”는 것. 하지만 중국의 연기 요청은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막료장(공군참모총장)이 일본이 침략국가임을 부정하는 논문을 발표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간접적 항의 표시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은 논문 파동이 발생한 다음 날인 1일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다모가미 막료장이 일본의 침략 전쟁을 부정하고 공공연하게 침략의 역사를 미화한 데 대해 충격을 받았다”며 강한 분노를 표시했다.

일본 측은 논문 파동과 경제대화 연기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다모가미 전 막료장이 이후에도 기자회견을 통해서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는 데 대해서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일본 방위성은 논문 파동에 대한 감독 책임을 물어 하마다 야스카즈(濱田靖一) 방위상에 대해 급여 일부를 반납케 하는 등 모두 7명을 징계 처분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