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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5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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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 대통령 선거는 UCC(사용자 제작물) 대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동영상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 시작은 단연 ‘오바마 걸’ 뮤직 비디오였다.
지난해 6월 13일 유투브에 처음 올라온 ‘오바마에게 반했어(a crush on Obama)’ 라는 이 동영상은 미국의 정치 트랜드를 단숨에 바꿔 놓았다.
몸에 딱 달라붙는 셔츠와 짧은 반바지 차림의 섹시한 젊은 여성이 가슴과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는 뮤직 비디오다. 이 비디오는 천만 번 이상 재생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 앰버 리 애팅거는 오바마 걸로 불리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애팅거는 일부 언론에서 가수 지망생으로 소개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립싱크를 한 것이라고 한다. 정치 풍자 사이트인 베일리폴리티컬 닷컴의 설립자인 벤 럴즈와 펜실베니아 출신 가수 리 카우프만과 함께 재밌는 정치적 프로젝트를 구상하다가 모델 애팅거를 섭외해 립싱크 전문 프로젝트 가수 오바마 걸을 탄생시킨 것. 오바마 걸의 등장 이후 줄리아니 걸, 롬니 걸, 힐러리 걸, 부시 걸 등이 등장하기도 했다.
NBC FOX CNN 등 대부분의 미국 뉴스 채널이 앞다퉈 오바마 걸 뮤직 비디오를 보도했다. 언론들은 이 뮤직 비디오를 하나의 정치 실험으로 간주하고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유권자들을 선거로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인가, 오바마 진영에 플러스가 될 것인가를 놓고 분석했다. 애팅거는 방송 인터뷰에서 처음 뮤직 비디오를 찍을 때는 오바마가 누구냐고 물을 정도였지만 이제는 오바마의 적극적인 지지자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정작 오바마 의원은 이 같인 현상에 대해 기분 좋아하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딸 샤샤가 애팅커의 동영상을 본 뒤 “아빠는 이미 엄마와 결혼했잖아”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