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하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해 지난달 31일 해임된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60·사진)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이 지난해 항공자위대 내부 간행물에도 비슷한 취지의 글을 낸 적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3일 보도했다.
문제의 글은 항공자위대 간부들이 개인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월간지 호유(鵬友) 5월호에 게재됐다. 다모가미 전 막료장이 지난해 3월 취임한 직후 기고한 것이다.
다모가미 전 막료장은 ‘일본인으로서 자부심을 갖자’는 제하의 글에서 “전후(戰後) 교육 아래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은 억울한 죄를 뒤집어썼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일본이 한반도나 중국을 침략해 잔혹하게 다스렸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런 역사관은 거짓말이자 날조라고 증명돼 있지만 많은 국민에게 사실인 것처럼 주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난징(南京) 대학살에 대해서는 “혼란 속에서 민간인이 휩쓸린 일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본군이 중국 민간인을 조직적으로 학살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해임 사유에 대해 “정부 견해와 다른 의견을 항공막료장이 공공연히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밝혔으나 이 글이 나왔을 당시 방위성에서는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항공자위대 측은 “개인 사고방식의 하나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막료학교장을 맡고 있던 2004년에도 같은 지면을 통해 비슷한 역사관을 주장했고 대원들에게도 일반 월간지에 투고할 것을 권장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한편 일본 방위성은 3일 다모가미 전 막료장을 정년퇴직시켰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는 방위성의 조사에서 자진 사퇴나 징계 절차에 응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다모가미 막료장은 이날 밤 퇴직을 당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은 침략국가가 아니다. 21세기에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학사관에서 해방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자신의 주장을 거듭 옹호했다.
그는 일본의 침략을 사과한 1995년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총리의 담화에 대해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역 항공자위대 최고위급 인사로서 경솔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 정도 말도 못해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북한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