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 4척 품에 안은 ‘바다 사령부’

  • 입력 2008년 10월 22일 03시 03분


‘美해군력의 상징’세계 최대 노퍽 기지를 가다

부두 11km에 8만명 근무

조기경보기 공중 경계속

최첨단 군함들 위용 뽐내

1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차로 3시간 남짓 남쪽으로 달려 도착한 버지니아 주 동부의 노퍽 미 해군기지. ‘세계 최대’의 해군기지답게 방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미 대서양 함대사령부가 있는 이 기지의 소속 함정은 77척, 운용 인원은 8만5000여 명에 달한다. 미 해군의 항모 12척 가운데 세계 최초의 핵추진 항모인 엔터프라이즈 등 4척의 모항(母港)이기도 하다.

안내를 맡은 데이비드 터킷 미 해군 대위는 “함정들은 걸프 해와 인도양, 지중해 등에서 대테러작전이나 동맹군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며 “한 번 출항하면 6개월간 바다에 머물며 맡은 임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기지 내 부두는 모두 14곳, 총연장이 11km로 항모 4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컸다.

정문에서 신분 확인을 거쳐 들어선 기지 내부는 20km²의 면적에 항공모함 등 함정용 부두시설과 함재기용 대형 격납고 및 활주로, 장병 숙영시설 등을 갖춘 ‘작은 도시’였다. 기지 내 포장도로를 따라 펼쳐진 넓은 잔디밭과 요트 정박장, 아담한 건물들을 보면서 처음엔 마치 휴양소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내 기지 상공에서 굉음을 내며 날아다니는 E-2C 조기경보기들이 군항(軍港)임을 실감케 했다.

이날 부두에는 핵추진 항모인 아이젠하워를 비롯해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과 군수지원함, 초계함 등 미 해군력을 대표하는 함정 20여 척이 줄지어 정박해 장관을 이뤘다.

1977년에 취역한 이 항모는 최대 배수량이 9만1000t으로 80여 대의 함재기와 5000여 명의 승무원을 싣고 다니는 ‘해상 요새’다.

바로 옆 부두에는 9·11테러 직후에 아프가니스탄 진공 작전에 참가한 4만 t급 강습상륙함(LHD)인 ‘바탄’이 위용을 자랑했다. 한국 해군의 대형 상륙함인 독도함의 3배 크기인 이 함정은 CH-46 상륙 헬기와 AV-8 해리어기 30여 대, 공기부양정 3척 등을 탑재해 전천후 상륙작전이 가능하다.

갑판에서 바라본 건너편 부두에는 오하이오급 핵추진 잠수함 1척이 수면 위로 1만8700t의 육중한 몸체를 드러내 놓고 있었다.

기자가 팀 유하스(여) 해군 중위에게 “한국 해군도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이지스 구축함을 실전배치했다”고 하자 그는 “인터넷과 외신을 통해 얘길 들었다. 꼭 한 번 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부두를 떠나 돌아본 기지 내 수십 동의 격납고에는 미 해병대 소속 FA-18E/F 슈퍼호닛과 MH-53 수송헬기 등 최신예 함재기들이 정비 중이었다.

기지 관계자는 “240년 전 해적으로부터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건립된 노퍽 기지는 오늘날 전 세계 바다를 무대로 활동하는 미 해군력의 본산이자 강력한 힘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노퍽=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참석(8일 부산)<로이터/동아닷컴 특약>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최재호기자

[화보]핵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 최신예 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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