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갑부 상위 25명, 5개월새 285조원 날려

  • 입력 2008년 10월 14일 03시 00분


최근 몇 년간 무섭게 부를 축적해 오던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들이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다고 모스크바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포브스 선정 러시아 부호 상위 25명의 재산은 주가 하락으로 5월 19일부터 10월 6일까지 5개월도 안 되는 사이에 무려 2300억 달러(약 285조 원)나 증발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 증시에서 RTS 지수는 2,487.92에서 866.39로 떨어졌으며 8일에는 761까지 추락했다.

러시아 최고 부자인 올레크 데리파스카(40) ‘루스알’ 회장은 이 기간 286억 달러로 추산되는 재산 중 160억 달러를 잃었다. 2위 부자인 로만 아브라모비치(41) ‘첼시’ 구단주는 장부상으로 200억 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재산 감소 폭이 가장 큰 인물은 철강회사 ‘노볼리페츠크’의 블라디미르 리신(52) 회장. 주가 하락으로 무려 220억 달러가 증발했다.

러시아 철강기업 ‘에브라즈’의 지분 83%를 소유하고 있는 알렉산드르 아브라모프(49) 회장의 재산은 134억 달러에서 22억 달러로 줄었다. 석유회사 ‘루코일’의 바기트 알렉페로프(58) 최고경영자의 재산은 195억 달러에서 72억 달러로 감소했다.

반면 미하일 프로호로프(43) 전 ‘노릴스크’ 사장은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가 됐다. 그는 4월 회사 지분을 데리파스카 회장에게 130억 달러에 팔았는데 6일 기준으로 이 지분의 가치는 34억 달러에 불과하다.

프로호로프 전 사장은 주식 매각 대금 중 현금으로 70억 달러를 가지고 있다가 지난달 말부터 주가가 폭락한 은행 지분을 헐값으로 사들이고 있어 주가 반등 시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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