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피해 예상보다 작았다

1등급으로 약해져… 일부지역 침수-산사태

석유시설 피해없어 유가 급락… 허리케인 ‘해나’ 또 북상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구스타프가 1일 오전(현지 시간) 2등급 위력으로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서부 해안지역에 상륙하면서 일부 지역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많은 피해를 냈다.

사망자는 총 8명으로 이들은 루이지애나, 조지아 주 등에서 강한 바람에 쓰러진 나무가 집이나 차를 덮쳐 변을 당했다.

하지만 상륙 당시 구스타프의 세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여서 당초 우려했던 대규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루이지애나 주 당국은 1일 뉴올리언스의 제방 2곳이 범람해 인근 지역이 침수되고 이 중 1곳은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구스타프의 영향으로 루이지애나 주와 미시시피 주에선 주택과 사무실 90만여 곳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하지만 구스타프는 상륙 후 루이지애나 내륙으로 진행하면서 1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이 약해져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작았다.

뉴올리언스 시 당국은 구스타프가 지나간 뒤에도 시민들에 대한 대피령과 외출금지령을 즉각 해제하지는 않고 있다.

한편 보험업계의 보상 모델을 분석하는 기관인 EQECAT에 따르면 구스타프 피해로 인한 보험 지급 규모는 최대 피해 지역인 루이지애나 주를 중심으로 60억∼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3년 전 카트리나 피해 보상을 위해 보험업계가 지급한 총 400억 달러의 4분의 1을 밑도는 액수다.

멕시코 만 일대의 석유 생산 및 정유시설이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10달러 선이 깨지는 등 큰 폭으로 떨어졌다.

2일 오전 뉴욕상업거래소(NYMEX) 전자거래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인도분 선물은 지난 주말에 비해 7.13달러 급락한 배럴당 108.33달러에 거래됐다. 4월 14일 장중 109.56달러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10달러 선이 깨진 것이다.

한편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대서양에서 발생한 열대성 폭풍 해나가 1일 바하마에 많은 비를 뿌리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후부터 허리케인급으로 위력이 강화됐다고 발표했다.

허리케인 해나는 주말쯤 미 플로리다 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