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오바마는 나의 후보” 단결 호소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8월 28일 02시 57분



오바마는 절대 안된다던 힐러리, 차기 겨냥 화합에 앞장

덴버서 목회 강진호 목사 부부가 행사마감 축도 ‘눈길’


“저는 오바마를 지지합니다. 그게 자랑스럽습니다. 저에 대한 지지를 접어두고 오바마를 위해 단결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지속을 감수해야 합니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26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강한 어조로 지지자들에게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지지를 당부했다.

힐러리 의원은 이틀째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이날 연설에서 “여러분이 경선에서 저에게 표를 줬든, 아니면 오바마를 지지했든 이제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하나의 정당으로 단결할 때”라며 “오바마는 ‘나의 후보’이고 반드시 대통령이 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힐러리 의원은 또 ‘매케인은 절대로, 어떤 경우에도 안 돼(No way, no how, no McCain)’라고 역설하면서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건강보험, 경제, 이라크 정책을 질타했다.

오바마 후보 지지를 당부하는 힐러리 의원의 표현들은 명료했다. 오바마 후보도 “탁월하고 강한 연설이며 11월 대선에서 단합해 승리를 쟁취할 근거를 제시했다”고 반겼다.

하지만 2008 대선 승부의 주요 변수인 ‘힐러리 지지자들의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역대 어느 당내 경선보다도 세대별, 인종별, 직종별, 교육수준별, 지역별로 뚜렷이 지지세가 갈렸고 그 과정에서 감정적 앙금이 많이 남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CNN방송의 24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힐러리 의원 지지자 중 64%가 오바마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이는 6월 말의 75%에서 꽤 내려간 것이다. 매케인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힐러리 의원 지지자는 6월 말 16%에서 27%로 많아졌다.

대회장 주변에선 이날의 핵심인 ‘힐러리와 오바마의 화합’은 일종의 카타르시스이며 통과의례적 성격이 짙었다는 분석이 많이 나왔다. 힐러리 의원이 차기를 노린 포석을 뒀다는 분석도 들렸다.

이번 전당대회 기조연설자로 선정된 마크 워너 전 버지니아 주지사는 “어제의 생각과 어제의 분열, 과거에 갇힌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오바마 후보 지지를 촉구했다.

무명의 오바마 후보가 일약 스타로 떠오른 것도 4년 전 보스턴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것이 계기가 됐던 탓에 워너 전 주지사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성공한 벤처자본가’ 출신인 그는 2002∼2006년 주지사 시절 주정부 운영에 경영 마인드를 도입해 만성적 재정적자를 해결한 ‘성공한 주지사’로도 불린다.

한편 힐러리 의원의 연설 후 행사를 마감하는 축도를 한인 교포 강진호(58), 강영숙(55) 목사 부부가 맡아 눈길을 끌었다. 강 목사는 “미국이 자유와 평화,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헌신할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를 뽑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축원했다.

덴버=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 전당대회 말말말

▽“(지지자)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 단지 나를 위해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는가. 아니면 암으로 투병하면서 건강보험도 없이 입양아들을 키우는 어머니, 최저임금으로 생존하기 위해 분투하는 소년, 소외감을 느껴 온 그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인가.”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흔히 ‘내 집처럼 좋은 곳이 없다(There's no place like home)’고들 한다. 그런데 매케인 버전으로는 ‘내 집처럼 좋은 곳이 없고, 또 내 집처럼, 또 내 집, 또 내 집…’이 된다.”캐슬린 세벨리우스 캔자스 주지사, 매케인 후보의 다주택 보유를 비꼬며

▽“힐러리는 경선 과정에서 오바마가 최고사령관으로 나라를 이끌 준비가 돼 있지 않음을 분명히 강조했다. 그런데 오늘밤 연설의 어느 대목에서도 오바마가 준비된 지도자라는 말을 하지 않아 그 평가를 바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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