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7월 24일 02시 4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베트남발(發) 경제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ADB는 23일 ‘2008년 상반기 아시아 경제 모니터(AEM)’ 보고서에서 “베트남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촉발한 태국과 마찬가지로 금융 혼란에 직면해 있다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물가가 치솟고, 통화 가치는 하락하는 가운데 주가가 폭락하는 등 베트남의 경제난이 동아시아 신흥국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6월 베트남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8% 올라 1992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제 곡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물가지수 구성 품목의 42.85%를 차지하는 식량 및 식료품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자 달러화 대비 베트남 동화 가치는 올해 초보다 30%가량 절하됐고, 주가도 올해 초 대비 60% 내리는 등 외환 및 금융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수입 물가가 오르고 주요 수출 대상국 경기 침체로 수출이 줄면서 누적 무역 적자는 6월 현재 169억 달러로 외환보유액(약 200억 달러)을 위협하고 있다.
5∼6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무디스 등 3대 신용평가사는 일제히 베트남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려 베트남 경제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ADB는 올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을 당초 8.5∼9.0%에서 6.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정재완 전문연구원은 “1∼6월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16억 달러로 같은 기간 무역 적자액보다 많고,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어 실제 위기 가능성은 아직 낮다”면서 “그러나 물가가 계속 오르고, 정부 대응이 실패하면 외환 및 금융에서 ‘쌍둥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