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침묵 깨고 ‘오바마 지지’ 선언

  • 입력 2008년 6월 25일 02시 58분


오바마-힐러리 27일 ‘Unity’ 마을서 첫 합동유세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27일부터 오바마 후보의 선거운동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24일 ‘오바마 대통령 만들기’에 동참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대변인을 통해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도록 돕기 위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일이면 할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번 지지는 오바마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전에서 승리를 선언한 지 3주 만에 힘들게 나온 것이다.

오바마 후보 진영의 빌 버턴 대변인은 “화합을 이룬 민주당이야말로 올해 선거에서 변화를 위한 막강한 힘이 될 것”이라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그 과정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올해 초 경선 과정에서 격렬히 대립했다. 공격은 주로 클린턴 전 대통령이 했고 오바마 후보도 나중에 발끈했다.

재임 중 ‘흑인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흑인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자부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은 경선 초반 흑인들이 오바마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경향이 나타나자 잦은 인종 관련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를 비롯해 재임 시절 자신이 중용했던 인사들이 줄줄이 오바마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을 것이란 분석이다.

두 사람은 공통점도 많다. 각각 46세(클린턴)와 47세(오바마)의 젊은 나이에 민주당 대선 후보로 도약했다. 변화와 세대교체를 기치로 내건 것도 비슷하다.

친아버지 없이 자란 점도 같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친아버지는 그가 태어나기 전에 교통사고로 숨졌다. 어머니가 간호사 공부를 하기 위해 타지로 떠나 4년여간 할아버지 품에서 자랐다. 그가 ‘클린턴’이란 계부의 성(姓)을 받아들인 건 열네 살 때였다.

오바마 후보는 두 살 때 아버지가 집을 떠났다. 인도네시아인 계부의 집에서 생활하다 미국으로 와 외조부모의 품에서 자랐다.

한편 힐러리 의원이 27일 오바마 후보와 펼칠 합동유세 장소가 뉴햄프셔 주 유니티(Unity)라는 마을로 정해졌다. 지명이 ‘단합’을 뜻하는 이 마을은 올해 1월 7일 치러진 뉴햄프셔 경선에서 두 사람이 각각 107표씩 득표해 무승부를 기록한 상징적인 곳이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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