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포커스/나탄 가델스]일본의 녹색혁명을 배우자

  • 입력 2008년 6월 24일 03시 01분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60∼80% 감축하겠다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의 발표는 다음 달 일본에서 개최되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중요한 의미를 던지고 있다.

일본의 이 같은 리더십은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해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부유한 산업 국가들이 그 책임도 져야 한다’는 신호를 국제사회에 보내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레임덕 문제 등으로 인해 실제 부국들의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런 태도는 교토의정서 이후의 전 지구적 기후변화방지 프로그램에 새로운 주요 탄소 배출국인 중국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도 동참하도록 하는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이번 G8 정상회의는 국제 경제와 지정학의 중요한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열린다. 과거의 오일쇼크와는 달리 현재의 물가 상승은 지속적이다. 중국과 인도의 빠른 경제 성장 등이 겹쳐 석유 장기 수요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일시적 하락은 있겠지만 국제유가는 계속 올라갈 것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은 교토의정서의 정신을 받아들일 것이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공약은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주요 배출국이 전 지구적 대협약을 향해 나아가도록 유도할 것이다. 부유한 국가들은 청정 기술을 개도국에 이전하는 데도 동의해야 한다.

일본은 이러한 전환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세계가 중국의 경제 성장과 이라크전쟁, 테러리즘 등에 초점을 맞추는 동안 일본은 ‘조용한 (기술) 혁명’에 전념해 왔다.

일본은 미래 에너지 절감 기술을 현실화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일본은 미국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하이브리드 차를 제조하고 수출하는 주요 국가다. 이미 양산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 차도 개발했다.

일본은 전 세계 태양열 발전의 50%를 차지한다. 1t의 철을 생산할 때 일본은 미국보다 에너지를 20% 적게 사용한다. 같은 양의 철 생산에 중국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일본의 에너지 혁신 사례는 얼음 에너지 활용에서부터 에너지절약형 플라스마 스크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내달 일본에서 열리는 G8 정상회의 취재진을 위한 지원시설은 에어컨을 켜지 않고 열 단열장치에 저장한 눈을 활용해 냉방을 할 예정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에서 보듯이 미국은 거대한 금융 경제로 나아갔지만 일본은 기후변화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필요로 할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일본의 역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인간과 자연이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신도(神道)는 고대 일본의 숲에서 나온 것이다.

17세기에 도쿠가와(德川) 막부는 근대화 과정에서 황폐해진 일본의 숲을 재조림했고 이 결과 커다란 환경생태학적 재앙으로부터 일본을 지켜냈다. 일본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조밀한 국가 중 하나이지만 전 국토의 70%가 건강한 숲으로 뒤덮여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첫 번째 지구적 노력의 결실이 바로 일본의 고대 수도였던 교토의 이름을 따 ‘교토의정서’라고 이름 붙여진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시적 유행을 좇는 일본 소비자들의 성향은 있지만 제한된 자원을 관리해야 하는 섬나라의 검약 문화는 아직 살아 있다. 우리는 지구 자체가 하나의 섬이라는 사실을 인식해 오늘날과 같은 낭비를 청산하고 검약의 정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나탄 가델스 글로벌 뷰포인트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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