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열경기 불끄기…중앙銀 지준율 또 인상

  • 입력 2008년 6월 9일 03시 01분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7일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15일과 25일 각각 0.5%포인트씩 두 차례 올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럴 경우 지준율은 6.5%에서 7.5%로 높아지며 이는 중국이 1985년 지준율을 정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한 이후 사상 최고치다.

런민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이미 지준율을 5차례 올렸다. 이 같은 잇단 지준율 인상은 외환보유액 증가와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 압박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중국이 연간 10%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위안화 절상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물가를 잡기 위한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실물에 미치는 가시적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은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월 8.7%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보인 데 이어 3월과 4월에도 각각 8.3%와 8.4%로 올해 물가상승 억제 목표치 4.8%를 훨씬 넘기는 과열양상을 보였다.

더욱이 핫머니(단기유동성 자금) 유입 증가로 중국 외환보유액이 크게 늘면서 물가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의 4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약 1조7566억 달러로 올해 들어서만 2284억 달러가 늘었다.

늘어난 외환보유액 중 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뺀 상당액은 지속적인 위안화 평가절상과 중국과 다른 국가와의 이자율 차이에 따른 단기수익 등을 노린 핫머니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와 런민은행은 유동성 억제를 위한 또 다른 방법인 이자율 조정은 추가 핫머니의 유입을 부를까 봐 쓰지 못하고 있다. 이자율을 높이면 위안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과 국내외 이자율 차이까지 노린 핫머니 유입이 더욱 급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경제 성장의 속도를 조절하면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 규모도 일정 부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런민은행의 올해 지급준비율 조정 (단위: %)
시기조정 후
지급준비율
조정 폭
1월 25일15.0 0.5
3월 18일15.5
4월 25일16.0
5월 12일16.5
6월 7일 17.0
자료: 중국 런민은행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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